[인터뷰] "부산항, 중남미 스페셜티 커피 가교 될 자격 충분"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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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정 (주)구아코코리아 대표

과테말라 명예영사 보좌관 활동
스페셜티 커피 세계에 눈떠
현지 커피농장과 국내 시장 연결
'멕시코항 직항길' 부산엔 기회

과테말라 스페셜티 커피 전문 수입 회사인 (주)구아코코리아 임수정 대표가 부산 부산진구 범일동 과테말라 명예영사관에서 부산과 커피산업의 가능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과테말라 스페셜티 커피 전문 수입 회사인 (주)구아코코리아 임수정 대표가 부산 부산진구 범일동 과테말라 명예영사관에서 부산과 커피산업의 가능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지난 5월 부산에서 열린 커피산업 박람회 ‘월드 오브 커피’가 분기점이 됐습니다. 중남미 커피 생산자들에게 서울카페쇼가 열리는 서울은 익숙하지만 잘 몰랐던 부산의 저력을 확인한 계기가 됐거든요. 마침 부산항과 멕시코항을 연결하는 물류 직항 길이 생긴 일도 부산에 또 하나의 기회가 될 겁니다.”

과테말라 스페셜티 커피 전문 수입회사 (주)구아코코리아 임수정(51)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임 대표는 독일에서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스페인 마요르카, 영국 런던을 거점으로 유럽에서 20년 가까이 연주 활동을 하던 피아니스트였다. 그에게 커피는 매일 7잔 이상 마시는 카페인을 수혈하는 음료 정도였다. 하지만 아버지의 건강 악화로 귀국한 그는 운명처럼 스페셜티 커피 세계에 눈을 떴다.

임 대표 부친인 (주)강림CSP 임수복 회장이 2016년 과테말라 명예영사로 취임하면서 임 대표의 커피 인생이 시작됐다. 스페인어가 능숙한 임 대표가 과테말라 명예영사 보좌관으로 활동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하나의 ‘미션’이 생겼다.

“과테말라 경제의 70%가 커피 생산에 의존하고 있거든요. 한국의 1년 커피 소비량이 과테말라 1년 커피 생산량과 맞먹을 정도로 한국은 커피 소비 대국입니다. 그런데 과테말라 커피 생산량의 5%만 한국에서 소비하고 있으니, 과테말라에서 좀 도와 달라는 요청이 왔습니다. 이웃나라 일본만 해도 과테말라 커피 생산량의 14%를 수입할 정도로 많은 양을 수입하고 있다고요.”

과테말라커피협회를 돕기 위해 2016년 처음 참석한 서울카페쇼는 그의 인생을 뒤바꿨다. “처음 접한 과테말라 스페셜티 커피에서 다양한 향미가 느껴져서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여태까지 마셔왔던 커피와는 차원이 다른 맛이었죠. 그러던 차에 과테말라 상공회의소 초청으로 과테말라 주요 산지를 열흘 정도 돌아본 것이 제 인생을 바꿨습니다.”

임 대표가 다녀간 후 과테말라 주요 산지 농장에는 이렇게 소문이 났다. “한국에 ‘수’(임수정 대표)가 있는데 커피와 관련해 ‘수’에게 얘기하면 도와준다고요. 농장 친구들이 저에게 커피 샘플을 보내와서 고민하던 차에 피아니스트로 연주 여행을 하던 것처럼 전국 주요 커피회사로 ‘커핑’ 순회 여행을 떠났죠.” 임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 ‘커핑’은 커피의 맛과 향미를 테스트하는 방식이다. 보통 ‘커핑’을 통해 점수를 매기고 가격을 협상해 수입한다.

“농장 친구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서 작은 개인 회사(LGC)를 내고 시작한 활동이었는데 첫해는 환율 등의 이유로 손해를 봤습니다. 이 정도 했으니 됐다고 생각했는데, 그다음 해 전국에서 전화가 쏟아지더라고요. 제가 수입했던 과테말라 우에테낭고 한 농장에서 나온 무산소 발효 파라이네마를 올해도 구하고 싶다고요. 그렇게 2년째부터 회사가 150%씩 성장하면서 새로운 꿈이 생겼습니다.”

임 대표가 개인 회사를 법인으로 전환한 이유와도 관련이 있다. “과테말라에 12만 7000여 개의 커피농장이 있는데요. 제 여생 동안 1년에 농장 하나만 한국과 연결해 줘도 한국과 과테말라가 모두 윈윈할 수 있습니다. 과테말라 명예영사 보좌관으로서 경제 외교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과테말라커피협회는 과테말라 커피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BI(브랜드 정체성)를 새롭게 만들었다. 수도인 과테말라시티에 ‘구아코 카페’를 만들어 과테말라 스페셜티 커피 알리기에도 나섰다. 임 대표는 ‘구아코 카페’의 해외 1호점을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중남미에서 미국을 거쳐 한 달 정도 걸리던 수입 루트가 부산항~멕시코항 직항이 생기면서 2주 정도로 단출해졌습니다. 부산이 점점 더 ‘커피 하기 좋은 도시’가 되고 있다는 뜻이지요. 부산과 과테말라를 커피로 잇는 가교로서 열심히 뛰겠습니다.”

글·사진=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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