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365] 이상 기후, 상설 공연으로 위기 극복!
김윤경 영산대 호텔경영학과 교수
7월 중순이다. 연이어 비가 오는 날이 계속된다. 6월 하반기 부산의 해수욕장들은 관광 성수기 시작을 알리듯 인파가 몰렸다. 그런데 7월 들어 장마가 시작되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텅 비었다. 지금은 7월 중순. 아직 장마라니…. 어릴 때 기억으로는 6월 초중순부터 장마가 시작되고, 장마가 끝나고 더위가 시작되면 방학이었다. 세월이 지나긴 했지만, 장마가 7월 중순을 넘어가는 것을 ‘이상 기후’ 탓으로 돌리게 된다.
북미권에서는 관광 분야에서 2000년대부터 지구온난화로 인한 생태 환경 파괴에 대한 논의가 주 관심사다. 세계인이 모이는 관광학회에서는 ‘개발’이란 용어와 환경 훼손이라는 이미지가 맞물리면서 ‘지속 가능한 관광 개발’이 핫이슈였다. 대한민국은 2010년대가 지나서야 조금씩 이야기가 나왔고 2010년 중반 이후부터 생태 환경 변화에 대해 논의가 시작됐다. 사람들의 관심이 변화되는 동안 부산 관광업계에서는 어떤 논의가 있었을까. 부산은 어떤 준비를 해 왔을까. 관광 브랜드화라는 명분 아래 다리나 명소에 이름을 붙이고 슬로건을 만드는 등 하드웨어 건설에 치중했지 않았을까.
7월 장마로 부산 해수욕장 관광객 실종
지구온난화, 관광 시장에 지장 초래
관광 개발 명목으로 환경 훼손 일삼아
‘지속 가능 관광’ 세계적 핫이슈 등장
이상 기후 대비 관광 콘텐츠 마련해야
날씨와 무관한 체험·공연 활성화 시급
우리 부산의 관광 개발은 눈에 띄기 위해, 특정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기 위해 주변 지역보다 더 높아야 하고 불빛은 더 반짝여야 한다는 개념에 몰두했다. 현대화와 관광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콘크리트로 깔끔하게 포장하는 건축 행위가 이루어졌다. 부산은 아직도 고층 건축물 건설에 혈안인 듯하다. 마린시티 건설로 해안선에 방패를 만들었고 그래서 빌딩풍으로 태풍이 올 때마다 주민은 불안에 떨어야 하는데, 지금은 동구와 서구 등 원도심에서도 해안선에 근접해서 또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다. 그 탓에 파란 하늘을 보며 달렸던 중앙대로가 지금은 어두컴컴하게 변했다. 그러면서도 환경을 운운하고 있다.
환경의 기준은 태양, 바람, 물이어야 한다. 이것들을 망치는 행위는 당연히 환경 훼손이며, 그 결과로 기후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상 기후와 온도 변화로 인해 장마 기간이 길어지고, 6월에서 7월로 옮겨진 것은 이러한 환경 훼손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부산의 관광 성수기는 도시 특성상 해수욕장의 성수기와 맞물릴 수밖에 없다.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에 장마가 계속된다면 부산의 관광 수익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장사로 치면 7~8월 벌어서 일 년을 먹고사는데 7월 한 달을 망치는 것은 반년을 손해 보는 셈이다.
부산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이런 논의를 한 적은 있었던가? 아직도 어디에다 무엇을 만드는 일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 관광업계는 온라인 콘텐츠 강화와 관련 기술을 준비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후 변화로 이에 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관광 콘텐츠를 마련해야 한다. 비가 와도 아름다운 부산, 바다에 들어가지 못해도 즐거운 관광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최근 트렌드에 맞춘 문화 전시, 마카오와 라스베이거스의 엔터테인먼트 산업 중심을 이끄는 오쇼 등 상설 공연, 부산만의 체험 행사가 개발되어야 비가 와도 바다를 보면서 관광을 할 수 있다.
지난 겨울과 봄에 오픈했던 ‘태양의 서커스’ 부산 공연은 3주간 모두 31회 열렸고 관람객 7만 5400명, 유료 객석 점유율 98%를 기록했다. 부산 이외 지역 티켓 판매 비율은 경상도 19%, 서울 12%, 대구 6%, 울산 6% 등으로 부산 이외 지역 비율이 46%였다. 국내외 관광객을 부산으로 유입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년째 부산을 중심으로 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다. 우리 부산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대표적인 공연 콘텐츠를 이미 가지고 있는 셈이다. 마카오의 베네시안 호텔 쇼핑몰에서는 실내에서 곤돌라에 탑승하고 물을 보며 쇼핑이 가능하다. 마치 마카오에서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온 느낌이 들도록 인공적으로 조성한 쇼핑 아케이드이다.
태양의 서커스로 콘텐츠 관광의 성공 가능성을 보았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추진할 시기다. 마카오의 하우스 오브 매직, 라스베이거스의 데이비드 코퍼필드 매직쇼처럼 부산 출신의 세계적인 마술사 안하림이나 스냅,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은결, 최현우 등 마술 공연에 대한 기반도 탄탄하다. 북항 주변에 이왕 고층 건물이나 관광 관련 시설이 들어선다면 판에 박힌 스타일이 아니라 실내에서 부산 관광을 할 수 있는 유람선이 떠다니는 쇼핑몰과 곤돌라 택시처럼 실내 수상교통을 활용하여 쇼핑몰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상 기후로 긴 장마가 이어져도 관광객들은 부산을 즐기기 위해 부푼 휴가 계획을 짜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