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트럼프노믹스
오는 11월 치러질 미국 제47대 대선에서 재선을 꿈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그는 2017년 1월 45대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미국 이익을 최우선에 둔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워 세계 각국과 마찰을 빚었다. 이른바 ‘트럼프노믹스’다. 트럼프(Trump)와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로, 트럼프가 추진하는 경제정책을 말한다.
트럼프노믹스는 맹방인 우리나라에도 예외가 없었다. 당시 문재인 정부를 내내 괴롭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자동차산업의 적자를 이유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했다. 그 결과 이뤄진 FTA 개정은 미국에 수출하는 픽업트럭 관세 25%를 2040년 말까지 20년 연장해 우리 수출을 힘들게 했다. 반면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출은 제작사별로 연간 5만 대까지 미국 기준만 충족하면 가능해졌다. 미국은 자국민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한국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압박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도 기존의 6배에 가까운 연 50억 달러(약 6조 9000억 원)로 올려달라고 졸랐다. 문 정부는 버티고 버티다 2021년 46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8억 6000만 달러(1조 2000억 원)로 크게 낮춰 합의했다. 이마저 역대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비해선 파격적인 인상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거세진 트럼프노믹스가 또다시 우리 경제와 안보에 악영향을 줄 게 우려된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마가노믹스’를 내세운 트럼프 선거캠프가 보다 강력한 보호무역·관세정책을 예고해서다. 미국 일자리 보호와 모든 수입품에 대한 10% 관세 부과 방침 등이다. 게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우리가 왜 부자나라를 지켜주느냐”며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 들어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뀌고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치에 이른다. 또 북핵 고도화와 북러 밀착 탓에 미국 동맹 의존도는 커졌다. 동맹보다 자국 이익이 먼저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에 통상 압력 등 더 큰 청구서를 내밀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지난 15일 미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세론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틀 전 유세 중 발생한 피격 사건 이후 확연해졌다. 미 대선 결과를 예단하긴 이르지만, 윤석열 정부는 누가 당선되든 미리 면밀하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 가능성이 커진 ‘트럼프 리스크’의 충격을 줄이는 일은 더더욱 중요하다.
강병균 논설실장 kbg@busan.com
강병균 논설실장 kb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