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폭력 ‘반의사불벌’ 폐지 목소리 커진다
가해자 보복 우려에 합의 ‘허점’
김미애 의원 관련 법 대표 발의
“폭행죄에 적용은 과해” 반론도
여자 친구를 차로 들이받거나 감금하는 등 ‘교제폭력’을 행사한 20대 남성(부산일보 7월 25일 자 10면 보도)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실형을 면했다. 최근 1000만 유튜버 ‘쯔양’이 교제폭력을 당해 공분을 사는 가운데, 교제폭력에 대해 반의사불벌(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음) 규정을 없애고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부산지법 형사10단독 조서영 판사는 최근 특수폭행, 폭행, 감금, 재물손괴 미수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 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40시간의 폭력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법조계는 A 씨가 전과가 있음에도 실형이 나오지 않은 것은 피해자와 합의한 점이 유효했다고 본다.
A 씨는 지난 3월 24일 부산진구 집에서 B 씨와 외박 문제로 시비가 돼 다투게 되자 화가 나 침대 위로 넘어뜨린 후 목을 눌렀다. B 씨가 이에 저항하자 머리채를 잡고 몸 위로 올라타거나 머리채를 잡고 밀어 넘어뜨리기도 했다. 이후 A 씨는 폭행 혐의에 대해 B 씨와 합의했다.
일각에선 교제폭력에 관해 반의사불벌 조항을 없애고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교제폭력의 경우 친밀한 관계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특성이 있는데, 이 때문에 피해자가 가해자의 보복을 우려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가정폭력 처벌법과 스토킹 처벌법의 경우 반의사불벌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데, 교제폭력의 경우 여전히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에서 교제폭력 사건에 대한 특례법을 제정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일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교제 폭력을 '교제 관계에 있거나 있었던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해를 끼칠 의도를 가지고 하는 신체·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이에 해당하면 반의사불벌 조항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반론도 나온다. 현행 법령에서 상해나 특수폭행처럼 심한 폭행은 반의사불벌 조항을 적용하지 않고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는데, 폭행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열림 조성우 변호사는 “폭행은 유·무형력의 행사로 굉장히 광범위하고 상해보다 죄질이 나쁘지 않아 반의사불벌이 적용되는 것”이라며 “반의사불벌이나 친고죄를 없애자고 하는 것은 합의하는 과정에서 협박 등 2차 피해를 우려한 것인데, 폭행죄까지 적용된다면 과도하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