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방송 4법 이어 25만 원·노란봉투법 강행… 여 거부권 건의
민주당 30일 EBS법 단독 처리
여 5박 6일 필리버스터 끝에 '방송4법' 모두 처리
국민의힘 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 방침
30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 4법'인 교육방송공사법(EBS법) 개정안이 야당 단독으로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30일 본회의에서 ‘방송4법’ 중 마지막 법안인 교육방송공사법(EBS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5일에 걸친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과정 속 야당이 법안을 건건이 통과시키며 방송4법은 모두 국회 문턱을 넘었다. 야당은 여기에 더해 노란봉투법과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 강행 의지를 다지면서 대통령 거부권 국면이 한동안 지속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본회의에서 EBS법을 표결에 부쳐 재석 189명 전원 찬성으로 단독 처리했다. 여당 의원들은 법안 강행 처리에 반발하며 퇴장했고, 야당 의원들만 표결에 참여했다. 민주당은 이에 앞서 전날 오전 시작된 국민의힘의 EBS법 필리버스터를 24시간 40분 만에 강제 종결시켰다. 5박 6일에 걸친 지난한 방송4법 필리버스터는 이날 막을 내렸다. 방송4법 중 마지막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민주당 주도의 방송4법 국회 통과가 완료된 셈이다. 방송 4법은 방통위 의결 정족수를 현행 상임위원 2인에서 4인으로 변경하는 내용, KBS·MBC·EBS 등 공영방송 이사 숫자를 대폭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언론·방송 학회와 관련 직능단체에 부여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은 방송4법을 민주당에 의한 ‘방송장악법’이라 규정하며 반대해왔다.
국민의힘은 방송4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본회의 퇴장 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방송4법 통과 규탄대회를 열고 “(민주당 등 야당이)국민 국가는 안중에도 없이 방송장악에만 몰두해 방통위 업무를 마비시키고 입법 폭거를 일삼고 있다”며 “지난 21대 국회에서 대통령 재의요구권을 행사하고 부결된 안건을 재차 밀어붙인 이상 집권여당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도 방송4법을 두고 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윤 대통령의 방송4법 거부권 행사는 예정된 수순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이날 “거부권 행사는 신중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우 의장은 이날 “거부권 행사에 대해 신중히 해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면서 의장 중재안을 거부한 정부·여당을 향해 “단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으려는 강퍅한 권력자의 야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송4법은 향후 대통령 거부권 행사, 국회 재표결 전철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4법 통과에 이어 민주당 등 야당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과 ‘2024년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 처리까지 벼르고 있어 여야 충돌은 한층 격해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추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간 협의가 안 된 법안이 일방적으로 본회의에 상정된다면 국민께 부당성을 알리는 무제한토론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다음 달 1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노란봉투법과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간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민생과 국민은 정작 정치권으로부터 날로 멀어지고 있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국회를 통과한 민생 법안은 현재 단 한 건도 없는 데다, 지역 발전과 관련된 핵심 법안은 논의 테이블에 올리지도 못한 상태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