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2년이나 남았지만…국민의힘 부산 광역의원 눈치게임은 시작
안성민 의장 불출마 등 벌써 상수
총선 경선 뒤끝 낙마설 지역 예열
민주 제명 서지연 합류설도 변수
부산시의회 전경. 부산일보DB
2026년 지방선거(6월 3일)가 2년 가까이 남았지만 부산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시의원 자리를 둘러싼 물밑 수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례적으로 이른 시기에 선수들이 몸풀기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지역 여권에 따르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산 광역의원 선거구는 남항동, 영선1·2동, 신선동, 봉래1·2동, 청학1동을 아우르는 영도1이다. 현재 안성민 부산시의회의장의 지역구인데, 그간의 관례에 따라 의장은 차기 시의원에 도전하지 않는 만큼 무주공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부산 정가에서는 벌써부터 원외 도전자들이 거론되거나 현역 중 일부가 이 곳으로 지역구를 옮기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이러한 분위기는 영도1 외에도 곳곳에서 감지되는데, 다수는 22대 총선에서 국회의원 물갈이가 이뤄진 선거구다. 이들 지역 시의원들이 정치적 의리를 이유로 지금은 전직이 된 당시 후보들을 지원하면서 다음 지방선거 공천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여기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으로부터 제명당한 무소속 서지연 의원까지 당적을 옮겨 시의원 출마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민의힘 시의원 자리를 둘러싼 경쟁률은 나날이 오르고 있다. 다만 서 의원은 제명 직후인 만큼 지금 상황에 당적 변경이나 시의원 재선 도전 등에 대한 언급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이같은 국민의힘의 뜨거운 내부 경쟁 분위기는 지난 4월 총선 이후 부산에서 거대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5~2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부산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부울경은 국민의힘 42.2% 민주당 29.6% 등으로 나타났다. 양당 격차는 12.6%포인트(P)다. 총선 직후 같은 기관에서 진행한 4월 2주 차 조사에서 각 정당은 부울경에서 양당은 각각 41.4%와 35.6%로 오차범위 내에 있었던 것과는 대조된다. 국회의원 선거 압승 이후에도 국민의힘이 기세를 이어가고 있기에 자연스레 경쟁률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선거가 2년가량 남아 다양한 변수가 생길 수 있는 데다 윤석열 정권 종료 1년을 앞둔 시점인 만큼 이러한 상황은 충분히 반전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를 두고 부울경에서 윤 대통령 국정운영 부정평가 비율은 총선 직후부터 지금까지 60%대로 일관되고 있는 만큼 변수가 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사실상 시의원 공천권을 쥐고 있는 당협위원장, 즉 국회의원들은 말을 아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한 부산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지방선거에 대해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상당히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면서 “당시 상황이 돼봐야 알겠지만 능력과 시민들 눈높이에 적합한 사람을 공천하겠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여론조사는 유무선 자동응답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