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력·생활습관 고려해 검진 항목 전략적으로 택해야”
건강검진 제대로 하는 법
항목 촘촘하면 과잉 검사 우려
느슨하면 질환 발견 놓칠 수도
위험 요소 고려 항목 추가 가능
여명 10년 이하 암검진 불필요
검진 후 지속적 추적 관찰해야
만성질환, 영양 운동처방 중요
건강관리협회에서 시행하는 MRI 검사(왼쪽)와 대장내시경 검사. 단순히 건강검진에 그치지 말고 검진 결과를 토대로 운동과 식습관 개선을 통해 만성 질환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관리협회 부산동부지부 제공
성인이 되면 1~2년마다 건강검진을 받는다. 그런데 검사항목이 너무 많아 내가 제대로 건강검진을 받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어디까지 검사를 받아야 할지 적정선을 찾기도 아주 힘들다. 검사 항목을 많이 잡아 촘촘하게 검진을 하면 자칫 과잉 검사가 되고, 너무 느슨하면 질환을 놓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국가건강검진은 혹시 빠진 검사가 있는지, 본인 부담으로 이 검사 저 검사를 추가해 종합건강검진을 받을 땐 불필요한 검사는 없는지 궁금해 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부산동부지부 건강증진의원 김순관 원장은 “국가건강검진에 추가 검사 항목을 넣고 싶을 때에는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과 개인의 병력 등 위험 요소를 고려해서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가족력이나 흡연 음주 등의 생활 습관도 중요한 고려 요소다”라고 설명했다.
■귀차니즘 vs 과유불급
건강검진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이들이 있다. 귀찮아서, 혹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국가건강검진을 미루거나 기피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귀차니즘 때문에 검진을 피하는 경우보다 요즘은 과잉검사가 자주 이슈가 되곤 한다. 검진의 정도가 과해서 건강 관리 목적을 넘어서는 검사까지 무분별하게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지난해 ‘슬기로운 건강검진을 위한 의학한림원 권고문’을 공개한 바 있다. 한림원이 권고하지 않는 암 건강검진으로 △암 건강검진 목적의 갑상선 초음파 검사 △폐암 위험이 낮은 사람 대상 폐암 선별검사 목적의 저선량 흉부CT △무증상 성인 암 선별검사로 PET-CT △기대 여명이 10년 이하인 경우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등 선별검사 목적의 암 검진 등을 꼽았다.
권고하지 않는 일반 건강검진으로는 △건강검진 목적의 뇌 MRI 검사 △심혈관 위험도가 낮은 사람에서 건강검진 목적의 관상동맥 CT 검사 등을 꼽았다.
■연령별 필수 검진 체크 사항
검진은 환자의 성별, 가족력 등에 따라 전략이 달라야 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가 강조하는 검진 리스트는 연령대별로도 조금씩 차이가 났다.
20대는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검사 등 기초적인 검진을 받아야 하며, 여성은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30대는 기초적인 검진 외에 가족력이 있다면 위암, 대장암 등 암검진을 추가로 받고, 여성은 유방암 검진을 추가로 받는 것이 필요하다.
40세 이상이라면 2년 주기로 위내시경 검진을 받아야 하며, 50세 이상의 중장년층은 질환에 대한 가족력이 있거나 배변습관 변화, 체중 감소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진을 받기를 권한다. 또 오랜 기간 흡연을 해 왔다면 폐암 검진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폐경기인 50대 여성은 여성호르몬이 감소하기 때문에 골다공증 여부도 체크해 봐야 한다.
60대 이상은 노인성 질환에 대한 집중적인 검진이 필요한데 치매, 뇌졸중 같은 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또 근골격계 퇴행성 질환을 비롯한 치아, 시력, 청력의 손상이 심해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이다.
■만성 질환 관리 영양 상담 서비스
건강검진이 검진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검진 이후 과정도 중요하며 검진 결과표를 잘 활용해야 한다. 검진에서 이상 소견이 나타난 부분에 대해선 지속적인 추적 관찰이 이뤄져야 한다. 담낭 등의 용종 크기가 전년도에 비해 달라졌는지, 결절이나 종양의 크기나 모양의 변화가 생겼는지 등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같은 검진 기관에서 건강검진을 꾸준히 하면서 지난해 결과와 비교해 보면 도움이 된다.
고이상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이 있다면 합병증에 대한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당뇨가 있는 사람은 당뇨망막증이나 만성신부전증 여부를 체크해 보는 식이다. 만성질환은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꾸준히 관리를 해 줘야 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부산동부지부 건강증진의원 김순관 원장은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은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한 비약물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만성질환자들에게는 영양과 운동처방을 통해 생활 습관을 바꿀 수 있도록 개인 영양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은 한국건강관리협회는 원데이 검진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바쁜 직장인을 위해 검진 당일에 결과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소변검사와 혈액검사 골밀도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바로 진단과 처방이 이뤄진다. 또 심장이나 유방검사 등에서 중증질환이 발견되면 당일 고객지원센터를 통해 진료 의뢰 서비스가 바로 제공된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