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도 사람 사는데”…LH 공공주택 수도권 집중 배분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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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문진석 의원 LH 자료 분석
수도권에 72%, 비수도권 28%
광주 제주 1호도 공급되지 않아

경남 진주 혁신도시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 부산일보 DB 경남 진주 혁신도시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 부산일보 DB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주택 공급 물량 상당수를 수도권에 집중 배분하면서 지방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주거권이 침해받고, 국토균형발전 기반도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8일 국회 국토위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L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1~2023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사업승인계획 및 착공 물량(분양‧임대) 차이가 2.5배까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승인계획을 기준으로 LH는 수도권에 10만 3400호(72.3%)를 공급했지만, 비수도권엔 3만 9500호(27.6%)에 그쳤다. 이에 따른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2.61배에 달한다.

또 착공 물량의 경우도 수도권에 3만 9200호(71.4%)가 배정된 것에 비해 비수도권은 1만 5700호(28.5%)에 불과하며,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는 2.49배다.

사업승인계획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물량이 공급된 지자체는 경기도(9만 1200호)와 인천(1만 100호)이었다. 부산은 그나마 5500호로 지방에서는 가장 많았다.

그러나 광주와 제주도는 하나도 공급되지 않았으며 전남(700호) 경북(1900호) 서울(2100호) 강원도(2700호) 울산‧세종‧전북(각각 2900호) 등이었다.

이와 함께 착공 물량을 기준으로도 경기도(2만 8700호)에 절반이 넘는 물량이 공급됐으며, 지방의 경우 대구(100호) 제주도(300호) 부산‧세종(각각 400호) 전북‧경남(500호) 등이었다.

문진석 의원은 “지방에도 사람이 살고 있으며, LH의 도움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런데 LH가 노골적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만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지방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LH 주택을 이용할 기회조차 잃어버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지방에 대한 투자를 외면하면, 균형발전은커녕 지방소멸과 인구소멸을 막을 수 없다”면서 “지방 홀대를 중단하고, 지방에도 충분한 주택공급이 이뤄지도록 물량 조절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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