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건희 리스크에 "선택의 시간"…결단 주목
"민심 따라 행동" 선택의 시간"
한 대표, 여사 리스크 해결법 주목
김대남 의혹 두고도 연일 강경 행보
"부딪혀도 갈듯" 윤·한 재충돌 가능성도
8일 오전 전남 곡성기차마을전통시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직접 구매한 붕어빵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해 “민심에 따라 행동하겠다”고 밝히면서 한 대표의 결단에 이목이 쏠린다. 향후 한 대표가 대통령실 의사와 무관하게 여사 사과 공개 촉구 또는 제3자 추천 특검법 수용 등을 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한 대표가 이른바 ‘김대남 의혹’에도 강경 모드로 일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전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원외 당협위원장과의 비공개 토론 자리에서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해 “민심에 따라 행동하겠다. 선택해야 할 때가 오면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민심과 선택을 강조하면서 김 여사 관련 리스크를 확실하게 풀어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전날 마무리 발언에서는 “의료 문제에 대한 여러 걱정, 김 여사 이슈에 관한 민심, 지역당이 어떤 모습으로 정상화돼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답이 없는 문제도 있지만, 답이 어디 있을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저희가 답 윤곽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고 조금 더 명분을 가지고 자신 있게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김 여사 특검법 재발의를 앞둔 상황에서 한 대표가 또다시 ‘대통령 거부권, 재표결 부결, 법안 폐기’ 수순을 밟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한 대표가 제안했던 제3차 추천 특검 수용 또는 김 여사에 대한 공개 사과 촉구 등 여러 가지 안이 거론된다. 당 안팎의 민심 악화에 따라 거부권 반복은 부담만 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다른 윤·한 갈등의 불씨로 떠오른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 의혹에도 한 대표는 연일 강경 모드로 대처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당원이던 김대남 씨와 국민의힘을 극단적으로 음해해 온 유튜버 등의 공격 사주 공작이 계속 드러나는 걸 보면서 당 대표로서 당원들과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그런 공작들에도 불구하고 당원들과 국민들께서 압도적으로 (저를)선택해 맡겨주셨다. 새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잘하겠다”고 적었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에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 이번에 잘 기획해서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한 대표에 대한 ‘공격 사주’ 논란이 일었다. 전날에는 김 전 행정관이 “한 대표가 김 여사에게 무릎 꿇고 사과했다”고 주장하는 녹취록이 보도됐고, 국민의힘은 즉각 언론에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현재 김 전 행정관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등 당헌·당규 위반 행위를 확인하고자 당무감사위원회 조사에 착수했다. 김 전 행정관은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 2일 탈당했고, 전날 SGI서울보증보험 상임감사위원직에서 사임했다.
한 대표가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한 ‘선택의 시간’을 강조하기 앞서 이틀 연속 원내·외 인사들과 회동을 가지면서 일각에선 한 대표가 세력화를 통해 대통령실과 본격적으로 각을 세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민심이 저점을 찍을 때 여사 리스크를 확실하게 끊고 가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게 아니겠냐”며 “용산과 부딪히더라도 당은 움직이고, 할 말은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