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 팽창 불구, 전담 인력 확충 등 보완 과제도 [BPAM,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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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 결산

작품 수·내용 작년 비해 큰 향상
‘페스티벌 시월’ 통합 효과 의문
극장 등 행사 장소 집적화 필요
매뉴얼화, 아카이브 강화 절실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이 8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부산의 청년 무용가 5명과 이스라엘 무용단이 협업한 ‘고르니슈트’ 무용 공연으로 막을 내렸다. 부산문화재단 제공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이 8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부산의 청년 무용가 5명과 이스라엘 무용단이 협업한 ‘고르니슈트’ 무용 공연으로 막을 내렸다. 부산문화재단 제공

지난 4일 개막한 2024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비팜)이 부산의 청년 무용가 5명과 이스라엘 무용단이 3주간 협업한 무용 공연 ‘고르니슈트’를 마지막 무대로 닷새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올해로 2회를 맞은 BPAM은 국내외 델리게이트 숫자나 공연 수 등 행사의 양적 성장은 확실히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축제 분위기와 장르적 시너지를 누리기 위해서는 개최 장소를 일원화하는 등 극장 동선의 재고와 운영 부문에 대한 보완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제는 정말 질적인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BPAM의 올해 성과와 향후 과제 등을 살펴본다.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비팜 데이트'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비팜 데이트'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비팜 데이트'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비팜 데이트'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마켓이지만 인적·정책 교류 중요

부산시가 주최하고, 부산문화재단이 주관한 BPAM은 지난 4~8일 5일간 총 102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공식 초청작 40편(비팜 초이스, 비팜 쇼케이스) 중에는 부산 작품이 9편(22.5%), 신진 예술인이 참여한 ‘비팜 넥스트스테이지’는 부산 작품이 14편(37%)을 차지했다. 5일간 BPAM을 다녀간 관객은 ‘2024 부산거리예술축제(BUSSA)’ 연계 야외 공연 3만 명을 포함해 약 5만 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2024 부산국제춤마켓(BIDAM), 작강연극제, 올해의 포커스온, 라이징 아티스트 등 ‘비팜 링크’(100여 편)도 함께했다.

이종호 BPAM 예술감독은 “일단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델리게이트 숫자가 많이 증가하고, 출신 지역과 장르가 다양해졌다. 작품 수 역시 대폭 증가했고, 작품의 질도 작년보다 월등해 벌써 많은 초청 제안을 접수한 상태”라고 전했다.

비팜 초이스(음악)에 선보인 피아노 병창 '춘향' 공연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비팜 초이스(음악)에 선보인 피아노 병창 '춘향' 공연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비팜 초이스(다원)에 선보인 '두들팝' 공연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비팜 초이스(다원)에 선보인 '두들팝' 공연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비팜 초이스(무용)에 선보인 '영남무악' 공연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비팜 초이스(무용)에 선보인 '영남무악' 공연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BPAM 프로젝트 밴드의 ‘Open Your Arms’ 연주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BPAM 프로젝트 밴드의 ‘Open Your Arms’ 연주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올해 초청작 중에는 비팜 초이스의 ‘영남무악’(무용), 피아노 병창 ‘춘향’(음악), ‘두들팝’(다원)에 해외 델리게이트 관심이 쏟아지면서 초청 의사가 잇따랐다. 비팜 쇼케이스의 부산 연극 ‘룸메이트’는 영국과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의미 면에선 개막 오프닝을 맡았던 비팜 프로젝트 밴드(독일 뮌헨·부산 합작)와 폐막 공연 ‘고르니슈트’(부산·이스라엘 협업) 제작 방식이 눈길을 끌었다. 조희창 프로그래머는 “향후 부산 예술계의 살길은 컬래버레이션(협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래야 토산품 가게가 아닌 예술 허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이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델리게이트 피칭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이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델리게이트 피칭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이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델리게이트 피칭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이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델리게이트 피칭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비팜 세미나는 ‘공연예술마켓의 현재와 미래: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제안’ ‘아시아와의 인적 네트워크 확장 및 교류 전략’ 등 총 4회가 열려 13명이 발제자로 참가했다. 올해 처음 시도한 델리게이트 피칭은 영국, 스위스, 멕시코,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인도 등 20명이 연사로 나서 관심을 모았다. 델리게이트와의 1 대 1 밀착 전략 미팅인 ‘비팜 데이트’는 총 58개 단체(중복 포함) 473건이 진행됐으며, ‘비팜 부스’는 46개 팀이 참여했다. 비팜 부스는 공간이 협소해 2일씩 나눠서 참여했다.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부스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부스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부스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부스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이미연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올해는 특히 세계 유수의 축제, 공연장, 공공기관, 정책 전문가 등 36개국 143명의 델리게이트가 비팜을 찾아준 덕분에 마켓의 궁극적 목적인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긴밀한 유대관계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델리게이트와 예술가의 1 대 1 만남(비팜 데이트)에서는 작품 유통을 위한 깊은 대화가 오갔고, 주제별 세미나를 통해 아시아의 연대, 공연예술마켓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정책과 전략을 공유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공연장 중 하나인 경성대 콘서트홀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공연장 중 하나인 경성대 콘서트홀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외형 확대만큼이나 인적 구조 확충을

이제 겨우 2년 차를 맞은 BPAM이지만 행사 운영 면에 있어서는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이 눈에 띄었다.

먼저, 개최 시기이다. 특히 ‘페스티벌 시월’로 통합, 개최되면서 “BPAM으로선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았다”는 게 중론이다. 오죽했으면 공연계 일각에선 ‘10월 대란’이란 말로 불만을 공공연히 토로했다. 당장 지난해 개·폐막 공연에 몰린 관람 인원은 올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한정된 무대 전문 인력 수급에도 애로가 컸다. 같은 기간 부산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등으로 관객층이 겹치면서 그쪽으로 대거 빠져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이 8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부산의 청년 무용가 5명과 이스라엘이 협업한 ‘고르니슈트’ 무용 공연으로 막을 내렸다. 부산문화재단 제공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이 8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부산의 청년 무용가 5명과 이스라엘이 협업한 ‘고르니슈트’ 무용 공연으로 막을 내렸다. 부산문화재단 제공

두 번째는 개최 장소의 문제이다. 부산문화회관(대극장, 중극장, 배움터), 경성대(콘서트홀, 예노소극장), 문화골목(용천소극장, 노가다, 갤러리, 다반), 광안리 해변 등으로 분산, 구성되면서 행사 집중도가 떨어지고 축제 분위기를 느끼기엔 한계가 역력했다. 이는 곧 국내외 델리게이트와 예술인, 문화산업 관계자들 간에 활발히 이뤄져야 할 네트워크의 시너지 효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걸어서 10~15분 이내에 있는 행사 장소로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부스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부스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세 번째는 행정 구조의 확정이다. 전반적 진행은 별 탈 없이 해냈으나 다소 버거웠고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행사 규모를 감당할 만한 인력이 절대 부족했고, 이런 성격의 행사에 필요한 사항을 상세하게 알지 못한 데서 오는 아쉬움일 것이다. 현재의 부산문화재단 직원들만 동원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부산시는 전담 조직의 출범을 서둘러야 한다. 향후에는 국제 문화예술 행사를 치러낼 인력 양성과 확보가 시급하다. 또한 예술감독과 4인의 프로그래머만 하더라도 1년 단위 계약으론 긴 안목의 기획을 할 수 없는 구조이다. 늦어도 10월 안에는 확정해야 내년 행사를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다.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세미나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세미나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세미나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2024 제2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세미나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이 외에도 작품 선정은 지난해보다 나았다는 평가였지만, 유통을 염두에 둔 선정과 필요할 경우 연출을 가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비팜 초이스로 선보인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의 경우, 전막이긴 했지만 콘서트 형식으로 2시간 가까이 진행된 데다 영어 자막은 지나치게 글자 크기가 작았다. 또 행사 종료 후에는 통합 평가나 점검 회의를 반드시 개최하고 매뉴얼화가 필요하다. 비팜 홈페이지 내 자료 축적 등 아카이브 기능 강화도 초기 단계부터 구축해야 할 것이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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