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선배와 ‘한솥밥’ 먹던 시절 대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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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노벨생리의학상

친구 사이인 앰브로스·러브컨
2002년 수상자 연구실서 근무
결정적 연구에 한국인 참여 주목
하일호 박사 공동 1저자로 이름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빅터 앰브로스와 게리 러브컨이 7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위치한 매사추세츠대학교 총장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빅터 앰브로스와 게리 러브컨이 7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위치한 매사추세츠대학교 총장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7일(현지시간) 선정된 빅터 앰브로스와 게리 러브컨은 2002년 같은 상을 받은 생물학자 로버트 호비츠의 연구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1980년대 후반 호비츠의 연구실에서 예쁜꼬마선충(C. elegans)을 연구했다. 이들은 선충 연구를 통해 유기체에서 조직의 발달과 성숙 과정을 규명하고자 했다.

특히 두 사람은 다양한 세포들이 적시에 발달하도록 제어하는 유전자에 관심을 두고 예쁜꼬마선충의 lin-4 마이크로RNA와 lin-14 유전자의 관계를 파고들었다. 그 결과 앰브로스는 lin-4가 lin-14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발견했고, 러브컨은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규명했다.

두 사람은 연구 주제에 대해 공조했지만, 실험은 각각 진행했다고 AFP는 전했다. 이들의 발견은 1993년 논문 두 편을 통해 발표됐고 2009년 미국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유력 노벨상 후보로 거론하는 등 10여 년 전부터 매년 수상자 물망에 올랐다.

앰브로스는 1979년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85년까지 같은 대학에서 박사 후 연구 과정을 밟았다. 그 뒤 같은 해 하버드대 수석 연구원을 거쳐 1992~2007년 다트머스 의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 매사추세츠 의대 교수 자연과학 교수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02년 유명 과학잡지 사이언스를 통해 발표된 논문 중 가장 뛰어난 논문에 주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뉴컴 클리블랜드 상’을 받았고, 2016년 이번 노벨상을 함께 받은 러브컨과 나란히 발달 생리학 분야 마치오브다임스상(March of Dimes Prize)을 받는 등 국내외에서 여러 상을 휩쓸었다.

러브컨은 2018년까지 약 150편의 과학 논문을 발표했고, 기초의학연구 래스커재단상(2008년)‘, 생명 과학 분야 벤저민 프랭클린 메달(2008년) 등 다수 수상 이력이 있다. 2008년 국립과학아카데미 회원이 됐고, 이듬해 미국 예술과학아카데미 펠로우로 선출됐다.

한편,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당시 miRNA 발견의 초석을 닦은 연구성과에 한국인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두 수상자가 miRNA의 존재를 처음 설명하기 위해 1993년 국제학술지 '셀'에 발표한 두 편의 논문 중 러브컨의 논문에 하일호(65) 박사가 브루스 와이트먼 미국 뮬렌버거대 교수와 공동 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러브컨은 하버드대 의대에서 연구를 진행했는데, 서울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럿거스대 박사 과정을 거쳐 하버드대 의대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한 하 박사가 이 연구에 참여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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