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과열·졸음 운전, 이제는 기술로 잡는다
현대모비스 '테크데이', 신기술 첫선
최첨단 모빌리티 기술 65종 최초 공개
향후 2~3년 안에 상용화 가능성 높아
지난 2일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에서 가진 ‘테크데이’에서 참가자들이 ‘차세대 통합인포시스템 엠빅스 4.0’에서 디스플레이 신기술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과 ‘스위처블 디스플레이’, ‘커뮤니케이션 헤드램프’(위에서부터). 현대모비스 제공
“전기차 고속충전시 배터리 발열량 증가가 일어나는데 이 제품을 사용할 경우 배터리 내부 온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지난 2일 현대모비스 경기도 의왕연구소에서 국내 미디어 대상으로 가진 ‘2024 R&D 테크 데이’에서 금속전장재료팀 구도현 책임연구원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 과열로 인한 잇따른 화재에 대해 현대모비스가 연구하고 있는 ‘배터리셀 냉각용 진동형 히트파이프’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구 책임연구원은 “열전도율이 높은 이 히트파이프를 배터리셀 사이사이에 배치하면 급속 충전시 영상 60도까지 치솟는 배터리 내부 온도를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이 기술은 현재 세계 최초로 관련 제품 개발을 끝낸 상태로 향후 전기차 메이커들에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향후 2~3년 내 상용화할 수 있는 전동화 모빌리티 신기술 65종을 공개했다.
현대모비스는 기존에도 테크 데이는 열었지만 격년으로 고객사들에게만 기술을 선보여왔다. 하지만 올해는 행사 규모를 크게 늘리고, 공개 대상도 확대했다.
현대모비스 이영국 전동화 엔지니어링실장(상무)은 “저희 회사의 전동화부품 경쟁력은 글로벌 고객사들로부터 업계 최고라는 인정을 받고 있다”면서 “올해 CES 2024에서도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이 모비스 부스를 직접 찾았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테크데이에서 선보인 전동화, 전장(전자·전기장치), 안전, 램프 분야 핵심 기술중에는 15개의 세계 최초 기술도 포함돼 있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7000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전동화와 전장 분야 등에 집중 투자하면서 첨단 기술개발에도 탄력을 받고 있다.
이날 1층 로비에서 선보인 전시품 중 전장 부품의 비중이 높았다. 이날 전시한 65개 신기술 중 21개가 전장 부품에 관련된 것이었다. 자율주행과 첨단 센서류, 주차지원 시스템,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커넥티비티를 아우르는 인포테인먼트 신기술이 주를 이뤘다.
전장 부품 중에서는 뇌파 신호 기반 운전자 부주의 케어 시스템 ‘엠브레인’과 운전석과 동승석 상황별 디스플레이인 ‘스위처블 디스플레이’ 기술, 휠 내부에 구동모터를 장착한 차세대 구동시스템 ‘e-코너 시스템’, 최대 탐지 거리를 350m로 늘린 고성능 전방 레이더, 차량 케어에 특화된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이 눈길을 끌었다.
이 가운데 엠브레인은 뇌파를 감지해 운전자 부주의 정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주의력이 떨어지면 시각, 촉각, 청각을 활용해 운전자에게 경고한다. 시범 사업 결과 경고 시스템을 탑재한 경우 부주의 발생 횟수가 25.3% 줄었다고 현대모비스 측은 설명했다.
이창원 책임연구원은 “뇌파 측정 기술을 자동차 분야에서 적용한 것은 세계 최초”라며 “향후 내비게이션 등 다른 기술과 연동해 확장성을 넓혀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위처블 디스플레이는 시야각 제어 기술을 적용한 차량 전면부 디스플레이로, 주행 중 운전자와 동승자의 디스플레이 시야각을 제한하거나 공유할 수 있다.
한편 이날 현대모비스는 구동·배터리·전력변환시스템 등 전동화 부품 관련 3대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모비스는 ‘모터’와 ‘감속기’, ‘인버터’를 통합한 ‘3인1’ 구동시스템을 바탕으로 특수목적기반차량(PBV)이나 미래항공모빌리티(AAM)에 특화된 구동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배터리 열관리 안정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내열성·내화성을 갖춘 시스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밖에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 스마트홈 기능을 연결하는 궁극적인 전기차용 V2X(차량·사물통신)를 실현한다는 계획아래 전력반도체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