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명태균 선긋기'에 이준석 반박
대통령실 "국힘 고위당직자가 소개" 이준석 지목
이준석 "새빨간 거짓말" 당시 문자 메시지 공개
대선을 앞둔 2021년 7월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광진구 한 치킨집에서 만나 맥주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 과시로 파문을 일으킨 명태균씨의 발언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자 대통령실이 철저하게 선긋기에 나섰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명 씨를 윤 대통령에게 소개해준 인물로 대선 당시 '국민의힘 고위당직자'라며 사실상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지목하자, 이 의원이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언론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가 명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보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선 막바지쯤 명씨가 윤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것을 본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고, 이후 대통령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당시 윤 대통령은 정치 경험이 많은 분들로부터 대선 관련 조언을 듣고 있었고,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분의 조언을 들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2021년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 씨가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 가능성에 "한 달 안에 탄핵" 등의 발언을 하면서 추가 폭로를 시사하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9일 채널A 라디오쇼에 출연해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대선 당시 명 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명 씨는 "내일 윤 총장님(대통령)한테 전화드리면 된다. 사과하고 되도록이면 무엇을 도와드리면 되나? 물어보라"고 이 의원에게 문자를 보냈다.
또 대통령실이 대선 경선 이후에는 명 씨와 연락하지 않았다고 해명한데 대해서도 이 의원은 "2022년 10~11월에 있었던 일에 대해 명 씨와 김 여사가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를 본 적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명 씨와의 접촉을 부인하는 대통령실과 여권 인사들에 대해 "부인하다가 사실관계가 드러나 망신을 사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정치권에서는 2022년 대선 후 친윤(친윤석열)계가 중심이 돼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 의원을 몰아냈던 것을 상기하면서 2차 '윤-이 충돌'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