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현대인에게 요리는 생존 기술, 초가공식품 위험 피해야” 이용재 음식평론가
부산일보 해양CEO아카데미 강연
‘잘먹고 잘사는 법’ 주제 식생활 강조
섭취 음식 중 초가공식품 25% 달해
“조리 능력은 가사 노동 아닌 건강 보존”
“음식은 단순한 식량이 아닙니다. 우리의 선택이 환경과 건강에 직결됩니다.”
지난달 30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일보 해양CEO아카데미’ 두 번째 강좌에서 이용재 음식평론가는 ‘잘 먹고 잘사는 법’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음식이 단순한 섭취 대상이 아닌 우리의 문화와 가치관을 비추는 거울임을 강조했다. 2009년 미국발 경제 위기로 인해 회사의 대규모 정리해고를 겪은 뒤 그는 15년간 음식과 글쓰기를 접목해 음식평론가로 활동해 왔다.
이용재 평론가는 강연에서 대체육과 대체 해산물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최근 주목받는 ‘독도새우 배양육’을 사례로 들며 “새우는 인기 있는 단백질원이지만 탄소 발자국이 높아 자원 소모가 크다. 독도새우 배양육 연구는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기술이며 기후 변화가 우리 식생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체 식품의 등장은 환경 보호와 연관되어 있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와 경제적 도전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체 식품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과정에서 첨단 기술이 사용되며 이는 높은 생산 비용과 기술 독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식품이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과정도 필요하다”면서 “대체 식품이 환경을 보호할 수는 있지만 그 혜택이 공정하게 분배되지 않으면 기술 발전의 진정한 의미를 잃게 된다”고 전했다.
이용재 평론가는 초가공식품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소개했다. 초가공식품의 등장은 산업혁명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대에 와서는 식품 산업의 과도한 공정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초가공식품은 대량의 첨가물과 화학 처리로 만들어져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 중 초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25%에 달한다. 이는 식문화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경고”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초가공식품은 편리하지만 그 이면에는 장기적으로 우리의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 요소들이 숨어 있다. 단순한 맛을 넘어서 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생활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식품 소비 패턴에 대한 변화를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본적인 조리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현대인의 ‘생존 기술’로 표현했다. “조리 능력은 단순한 가사 노동이 아니다. 독립적인 생활을 가능하게 하고 건강과 환경을 지킬 수 있는 필수 기술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증가하는 중장년층의 고독사 문제를 지적하며 자가 조리 능력이 부족할 경우 건강 유지와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50대 이상의 남성들이 식생활 관리 능력이 부족할 때 더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되고 이는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평론가는 조리 능력의 중요성을 재차 언급하며 간단한 요리부터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밥 짓기와 라면 끓이기 같은 기본적인 조리법부터 시작하면 된다. 적은 노력에서부터 우리의 생존 기술이 시작된다”면서 “이러한 노력이 초가공식품의 위험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