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흔들리는 스윙보터, ‘Z세대’만이 아니다
서지연 부산시의원, 미 국무부 초청 연수자
독립 유권자·반트럼프 공화당원
비정규 투표층도 잠재 스윙보터
미국 뉴햄프셔주 프랜시스타운에 선거 캠페인 표지판이 곳곳에 설치된 모습. EPA연합뉴스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두고 미국 국무부 연수가 진행 중인 뉴햄프셔는 적막하다. 한국과 다른 선거 풍토 탓에 투표 독려 문구 하나 찾아보기 어렵다.그러나 포털사이트인 구글 메인 페이지와 TV는 이른 아침부터 코앞으로 다가온 선거를 예측하는 뉴스가 가득하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정책과 공약을 분석한 뉴스가 쏟아진다. 그러나 경합주로 분류되지 않은 뉴햄프셔 현지 언론의 한결같은 분석도 ‘No clear Leader’(당선 후보 예측 불가)다. 이렇게 경쟁이 치열했던 대선은 처음이라는 평가다.
미국이 앓고 있는 정치적 분열이라는 열병은 후보의 TV 광고에서도 드러난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적이고 위험한 인물로 그린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5세 이상 유권자들의 지지를 위해 국민을 안전하게 지킬 인물이라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미국을 고치겠다’는 슬로건 아래 해리스를 무능한 인물로 규정한다.
대통령 선거가 끝을 알 수 없는 혼란 속에 진행되면서 미국 정치권은 ‘GEN Z’(Z세대)를 포함한 스윙보터의 선택에 집중한다. Z세대는 1990년대 중후반 출생자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자까지를 일컫는다.
NBC뉴스의 설문에 따르면 이들 Z세대의 절반이 성별을 불문하고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지지층도 3분의 1 수준을 유지 중이어서 이들의 선택이 최종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Z세대는 미국 내 인플레이션과 주거 문제에 대한 압박 속에서 새로운 정치적 변화를 요구하는 세대이다. 이들은 단순한 유권자 층을 넘어 미래 정치의 주요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뉴햄프셔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주변 친구들 거의 모두가 이번 대선에 관심이 높고 투표하려 한다”면서 “대부분 해리스를 지지하고 있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친구들은 크게 발언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경제 문제를 포함해 특히 낙태할 권리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표하고 있고 그 결과에 대해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양당 간의 정치적 상황과 향방에 대한 예측은 한국 정치권과도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도 흥미롭다. 그래서 Z세대의 표심은 이번 대선의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 중 하나로 부각 되고 있다.
Z세대를 비롯해 미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층의 관심은 민주당 성향으로 쏠리고 있지만 이들 외에도 스윙보터는 많다. 부동층인 독립 유권자와 트럼프에게 반감을 가진 공화당원이 바로 그들이다.
여기에 흑인이나 히스패닉계 젊은 남성과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백인 여성, 이른바 ‘비정규 투표층’의 선택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사전 투표 비율이 높다지만 선거 참여 자체가 결정되지 않은 잠재 유권자의 비중도 상당해 판세 예측은 더욱 불투명하기만 하다.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미국 대선 결과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선거를 이틀 앞두고 CNN은 중국 전문 패널을 초청해 대선후보별 중국의 입장과 향후 계획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는 글로벌 경제와 안보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한민국의 경제와 안보 또한 예외일 수 없다. 한국은 변화를 앞둔 미국의 정책에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