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눌린 韓증시, 소방수 나선 이복현 “자본시장 선진화 일관 추진”
금감원, 지자체·금융권 공동 홍콩 IR
이 원장, 정부의 일관된 정책 재차 강조
글로벌 투자사 102곳 참여
증시 추락 속 정부 대응 주목
13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진행된 ‘부산시‧서울시‧금융권’ 공동 투자설명회(IR)에서 발언 중인 (왼쪽에서 4번째) 이복현 금감원장의 모습. (사진=(홍콩)김진호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패닉’에 빠진 한국 증시의 소방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아시아 금융중심지 홍콩에서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장기적 관점에서 일관되게 추진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또 부산과 서울이 홍콩과 함께 아시아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세계시장에 함께 자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원장은 13일(현지시간) 홍콩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부산시‧서울시‧금융권’ 공동 투자설명회(IR)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등 국내 주요 금융사와 HSBC,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사 102곳에서 임직원 약 230여명이 참석했다.
이 원장이 해외 IR에 나선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 원장은 강력한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추진 의지와 글로벌 금융중심지 육성을 대내외에 강조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원장의 이번 IR은 최근 한국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커진 불확실성에 연일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뤄져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 원장은 먼저 “한국 정부는 주주친화적 기업경영 문화를 안착시키기 위해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법률 개정안을 조속히 확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까지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을 통해 정부의 밸류업 정책을 보다 확장하겠다는 의도다.
이 원장은 또 투자자의 접근성과 편의성 제고를 위한 방안도 공개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국채 거래에 대한 불편사항을 지속 보완하는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인프라 구축을 추진 중”이라며 “상장기업 영문공시와 대체거래소(ATS) 도입,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건전하고 투명한 시장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을 통해 한국 경제의 근본적 체질 개선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기업들의 투자자 소통 강화와 자발적 참여를 위해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한계기업 상장폐지 심사 절차 단축 등을 통해 증시 활력도 높여 나가겠다”고 했다.
특히 최근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거시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선제적인 정책대응 능력으로 금융시장을 안정화시킨 경험을 살려 각별한 경계심으로 면밀히 관리하겠다고도 했다.
이 원장은 자본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공매도 이슈와 관련해서는 내년 3월 전산화 시스템이 구축되면 더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현재 조사 중인 사안 등과 비슷한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부산국제금융진흥원 안순구 실장이 13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진행된 ‘부산시‧서울시‧금융권’ 공동 투자설명회(IR)에서 연사로 나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홍콩)김진호 기자
한편 부산국제금융진흥원은 글로벌 해양도시 부산의 발전을 위해 추진 중인 ‘금융기회발전특구지정’ 사업에 대해 발표했다. 부산국제금융진흥원은 △디지털 자산거래소 출범 △블록체인 규제특구 조성 등 건전한 해양·디지털·파생 금융생태계 육성 방안을 소개했다. 또 해외 금융기관의 부산 진입 시 다양한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 제공 등에 대해 설명했다. 유형철 주홍콩 총영사는 “부산과 서울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성장하길 기원한다”며 “아시아 역내 최대 글로벌 금융중심지 홍콩과 한국의 금융 협력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홍콩(중국)=김진호 기자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