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가덕신공항 공사, 지역 전문건설업 30% 이상 참여해야" 대한전문건설협회 부산시회 김형겸 회장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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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건설공사 지역 참여율 50%
지역 하도급 업체들 '벼랑 끝'
2100여 개 회원사 목소리 모아
권익 보호하고 일감 늘릴 것

이달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대한전문건설협회 부산시회 김형겸 신임 회장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당선 소감 등을 밝히고 있다. 부산전문건설협회 제공 이달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대한전문건설협회 부산시회 김형겸 신임 회장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당선 소감 등을 밝히고 있다. 부산전문건설협회 제공

건설업계의 불황이 길어지며 크고 작은 업체들의 법정관리와 부도,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그중 가장 약한 고리인 지역 전문건설업체들은 그야말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실정이다. 대한전문건설협회 부산시회 김형겸(64) 신임 회장은 ‘침체된 건설경기의 어둠을 비추는 밝은 별’로 자신을 빗대며 회장직에 나섰다.

이달부터 임기를 시작한 김 회장은 직전까지 협회 수석부회장 1년, 부회장 6년 등을 거치면서 협회 사정을 훤히 들여다보는 잔뼈 굵은 인물이다. 그런 김 회장의 1순위 공약은 2100여 개 회원사의 목소리를 규합해 이들의 권익을 보호하며 일감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의 여파로 철강, 시멘트 등 건설자재는 50% 이상 급등했고 인건비도 크게 올랐다”며 “젊은 세대들의 ‘탈 부산’으로 숙련된 기능인력을 구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무등록 업체의 난립으로 저가 수주와 품질 저하 등의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부산 최대의 건설사업인 가덕신공항 공사에 지역 하도급 업체들이 대거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시와 시공사, 부산전문건설협회가 3자간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 회원사가 최소 30% 이상 하도급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못을 박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부산시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부산지역 건설공사에서 부산전문건설업체의 참여 비율은 50.3%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민간공사로 한정하면 비율은 44%대로 뚝 떨어진다. 1군 건설사들은 수도권 하도급 업체와 협력을 하려다 보니, 기술 경쟁력과 무관하게 지역의 몫이 점차 사라지는 것이다. 전문건설업체는 지역 경제의 ‘실핏줄’로 비유되는데, 이들의 활로가 막힌다면 결국 지역 경제 전체가 쓰러질 수밖에 없다.

김 회장은 “부산시는 물론 각 구·군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민간공사에 70% 이상 지역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부산시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스케일업’ 사업도 확대해 지역 업계의 판로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전문건설업계의 대외적 위상 강화도 꾀한다. 중앙회와 협력해 건설 산업의 생산체계를 개선하고, 시장 개방에 따른 지역 회원사 피해 최소화와 업무 영역 보호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내년이면 우리 협회가 창립한 지 40주년이 된다”며 “‘건설한국’의 새로운 40년을 만들어가는 기틀이 부산에서 시작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종합건설업체와 동등한 입장에서 상생 발전할 수 있는 협력 관계도 구축하겠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아직 많은 것이 부족한 저를 만장일치로 추대해 주신 회원들의 깊은 뜻을 잘 알기에 기대에 부응하도록 소명 의식을 갖겠다”며 “협회와 건설현장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업계의 힘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회원사와 협회가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강화하고, 업종별 분과회의를 활성화해 회원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1992년 설립된 지산특수토건(주)의 대표이사로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INOBIZ) 부산·울산지회 회장, 한·에티오피아 경제인 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산특수토건은 지반조성·포장공사업에 등록된 업체로 시추, 그라우팅, 파일공사 등을 전문으로 하는 지역의 중견 전문건설업체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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