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전자’ 공포… 바닥치는 삼성전자
4년 4개월 만에 최저가 마감 경쟁력 약화에 ‘트럼프 충격’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화면에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돼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장 대비 4.53% 내린 5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지난 7월만해도 10만 원을 바라보던 삼성전자 주가가 ‘4만전자’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추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에 대한 회의감과 미국의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반도체 규제 우려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4.54%(2400원) 내린 5만 6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는 2020년 7월 10일 5만 2700원을 기록한 이후 약 4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올해 예상 주당순자산(BPS)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배 아래로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하락세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반도체 부문 경쟁력 약화에 ‘트럼프 트레이드’가 영향을 미쳤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저평가 돼있어 반등 여력이 있다고 하지만 주가 상승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장기간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 전반의 경쟁력 저하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기술 리더십 회복 없이는 위기 극복이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미국 정부가 7nm 이하 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라고 대만 TSMC에 통보해 삼성전자로선 반사이익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성전자가 개발중인 6세대 HBM의 수율이 내년 상반기 정상적으로 올라가면 엔비디아 공급 가능성이 높아 주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