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 머스크, 관료주의 대수술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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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4개월 동안 총력 지원
두터운 신임 얻어 막강한 존재감
“연방정부 예산 3분의 1 깎겠다”
연방 공무원·지출 대폭 조정 전망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27일 뉴욕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 유세에서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27일 뉴욕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 유세에서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에 공식 지명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입각의 꿈을 이루게 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2일(현지 시간) 머스크를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정부효율부가 앞으로 기존 정부의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줄이고, 낭비성 지출을 줄이고, 연방 기관들을 구조조정할 길을 닦아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머스크는 미국 연방정부를 총체적으로 개혁하는 역할을 공식적으로 맡게 됐다. 그가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에 베팅해 4개월간 ‘올인’하며 달려온 노력의 결실을 거두게 된 순간이다. 머스크는 이제 명실상부한 미국 정부의 ‘실력자’로 관료들 위에 군림하며 정부내 뿌리깊은 관료주의를 대수술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머스크와 트럼프 당선인의 인연은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이처럼 관계가 밀착된 것은 불과 몇 개월 전부터다. 머스크는 지난해부터 민주당과 진보 진영에 대한 환멸 어린 감정을 공격적으로 표시했고, 점차 트럼프에게 우호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공식 시작되기 직전까지만해도 머스크는 트럼프보다는 ‘트럼프 대타’로 주목받았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로 기우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그러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당내 경선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보이다가 사퇴한 뒤 올해 3월 머스크가 트럼프를 만났다는 내용이 미 일간 뉴욕타임스를 통해 보도됐고, 5월에는 트럼프가 재집권 시 머스크에게 고문 역할을 맡기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나왔다.

머스크는 미국의 양분된 정치 지형에서 트럼프 지지로 마음을 굳힌 뒤에는 당선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4개월 동안 특유의 저돌적인 추진력을 발휘했다. 트럼프와 공화 진영을 지지하는 글을 엑스에 수시로 올리는 것은 물론, 선거 자금을 댈 수 있는 슈퍼팩(정치자금 모금 단체) ‘아메리카 팩’을 설립해 전방위적인 지원 활동을 벌였다.

결국 이런 노력에 힘입어 트럼프가 사실상 압승을 거두자 머스크는 일등 공신 ‘킹메이커’로 떠올랐다. 머스크는 이제 공식 직함을 갖게 된 만큼, 거침없이 권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이 머스크를 발탁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직후 이 성명을 그대로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뒤 “정부효율부. 그 상품은”이라는 글 옆에 불꽃 그림의 이모티콘 3개를 붙였다. 또 그동안 민주당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고 공격했던 것을 꼬집어 “민주주의에 위협? 아니, 관료주의에 위협”이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유세에서 미 연방정부의 예산을 기존 규모(6조 7500억 달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2조 달러 이상 삭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부효율부가 그것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머스크가 테슬라 등 자신의 회사에서 한꺼번에 1만 명이 넘는 인원을 감축한 것과 마찬가지로 연방 정부·기관의 총 200만 명이 넘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해고의 칼날을 휘두를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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