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복귀 맞는 中, 한중관계 개선 박차
‘깜짝’ 무비자·정상회담 논의 등
북러 밀착 속 한반도 관리 기류
호주·일본·인도와도 훈풍 솔솔
중국이 최근 한국을 ‘일방적 무비자’ 대상에 포함한 데 이어 15일부터 남미에서 열릴 다자 정상회의 무대에서 2년 만의 한중 정상회담 개최 방안을 논의하는 등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한중 관계 개선 신호를 발신하고 있다.
중국은 이달 8일부터 여행·비즈니스 등을 목적으로 15일 이내 기간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 일반여권 소지자를 대상으로 비자 발급 면제에 들어갔다. 양국이 서로 비자를 면제하는 ‘무비자 협정’이 아니라 중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비자 없이 외국 여행객을 맞아들이는 조치다. 중국이 한국을 무비자 대상에 포함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중국 정부가 작년 말부터 일방적 무비자 국가를 확대해왔으나 그 범위는 대개 유럽이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협력 국가였고, 한국을 새로 무비자 대상에 포함한 지난 1일 발표는 주중 한국대사관조차 사전에 알지 못한 ‘깜짝’ 조치였다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선 승리가 확정됐고, 한국과 중국은 15일부터 잇달아 열리는 페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브라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 개최 방안을 논의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한중 회담은) 열심히 협의 중이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2년 11월 이후 2년 만에 마주 앉게 된다.
여기다 3개월 넘게 공석 상태였던 주한 중국대사를 고심 끝에 최근 내정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한미일 안보 협력 구도에 중국이 반발하면서 냉각됐던 한중 관계에 긍정적인 흐름이 최근 잇따라 관측된 셈이다. 한동안 기세 등등하게 상대국을 압박했던 ‘전랑(戰狼·늑대전사)외교’에서 유화적인 ‘판다외교’로 태세를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 대선을 앞둔 올해 중반부터 중국은 미중 경쟁 속에 갈등을 빚던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에 부쩍 공을 들여왔다. 중국은 지난 6월 리창 총리의 순방을 계기로 호주와 뉴질랜드에 대한 일방적 비자 면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어 9월에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로 1년 넘게 금지해온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점진 재개하기로 일본과 합의했다. 또 지난달에는 국경 문제로 수십 년 동안 갈등 중인 인도와 국경 순찰 방식에 합의하고 철군 작업을 시작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