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에도 확인된 개미의 ‘삼성전자 사랑’
4만전자에 ‘바닥론’ 힘 얻은 듯
8거래일 간 2.3조 원 순매수
미국 대선 이후 펼쳐진 국내 주식시장의 급락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대량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모니터에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 대선 이후 펼쳐진 국내 주식시장의 급락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대량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4만전자’로 내려앉는 상황 속에서도 주가가 곧 반등할 것이라는 ‘바닥론’이 힘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대선이 치러진 지난 5일부터 15일까지 8거래일간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로 2조 3347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두 번째로 많이 산 종목인 삼성SDI(4427억 원)의 5배에 달하는 규모다.
2021년 9만 원대를 찍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후 6만∼7만 원대에서 횡보하다 미국 대선 이후에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다. 주가 하락의 주원인으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밸류체인 소외, D램 경쟁력 저하 등이 꼽힌다.
특히 최근에는 연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더니 지난 14일 5만 원선을 하회하며 4만 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투자자는 4년 5개월 만에 5만 원선을 내준 14일에도 3655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5일부터 15일까지 개인투자자의 삼성전자 평균 매수가(순매수 거래대금을 순매수 거래량으로 나눈 금액)는 5만 3796원이다. 대략 5만 4000원 수준에서 주식을 매수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는 14일 종가 4만 9900원 기준 수익률로 -7.2%지만, 15일 주가가 7% 넘게 급반등해 5만 3500원에 거래를 마친 만큼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삼성전자가 15일 장 마감 후에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앞으로 1년간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기로 하면서 수익률 개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이 중 3조 원을 3개월 이내에 매입해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같은 기간(5~15일) 삼성전자 주식을 2조 4852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코스피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1조 9196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는 순매수한 셈이다.
한편 코스피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을 보면 개인은 -13.79%, 외국인 11.50%, 기관 11.12%로 외국인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