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과 트럼프에 출렁이는 수산물… 예측 고도화 필요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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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I 수산업관측센터 20주년
18일 기념 학술대회 개최해
수산업 위기 극복 방안 모색

KMI 관계자들이 수산업 현장에서 어획물을 직접 확인하고 있다. KMI 제공 KMI 관계자들이 수산업 현장에서 어획물을 직접 확인하고 있다. KMI 제공

기후 변화와 국제 정세로 출렁이는 수산물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밀한 수급 관측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부산공동어시장 등 산지위판장 정보를 연계해 관측 체계를 강화하고, 국제 공급망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해 생산 예측력을 높이는 방안이 제시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는 18일 부산 동구 아스티호텔에서 ‘수산업관측센터 20주년 기념식’을 열고 수산업 관측의 성과와 향후 발전 방향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는 해양수산부와 수산관측 중앙자문위원 등 전문가 1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KMI에 따르면, 과거에는 바다 환경 변화가 어황 변동의 주원인이었지만, 최근에는 국제 정세와 지정학적 요인이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미·중 무역 분쟁이 다시 격화해 기존 수입 구조의 변화가 예상된다.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한 고수온, 적조, 태풍 등도 연근해 어업과 양식업의 변동성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수산물 가격 급등을 의미하는 ‘피시플레이션(fishflation)’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대내외적 상황 속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수산업 생산 예측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된다. 먼저 KMI는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와 연계해 산지위판장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지역별 수산물 공급과 수요를 도식화한 ‘수산물 공급망 지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품목별 위기 대응 매뉴얼과 조기경보 시스템을 도입해 공급망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한다는 방침이다.

KMI 김수현 수산업관측센터장은 “수온, 영양염류, 강수량 등 환경 요인을 관측 모델에 적용해 전망 모형을 고도화하겠다”며 “월 단위로 제공되던 보고서도 추후에는 주간, 일일 단위로 단축해 대응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 공급망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의 한 수협 관계자는 “고수온이 일상이 된 국내 연근해 상황에서는 대체 공급국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KMI는 대체 수입 품목과 유사 수산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주요 수입국의 공급 경로를 정기 점검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 차원의 해외 어업 및 양식업 개발을 위한 ODA(공적개발원조) 확대, 항만 배후 부지 가공산업화 등도 논의될 전망이다.

한편 KMI 수산업관측센터는 2004년 설립 이후 김 수산물 관측을 시작으로 현재는 고등어, 명태, 오징어, 김, 미역 등 총 31개 품목을 관측하고 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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