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통’ 이성권, 대일 역할론 주목
이시바 총리와 공사석 몇 차례 만남 눈길
두 사람 자녀들도 같은 대학 출신 인연
이성권 의원이 지난달 22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의 부산시에 대한 국감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 시대를 맞아 국민의힘 내 ‘일본통’인 이성권(부산 사하갑·재선) 의원의 역할론이 주목 받고 있다.
이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민의힘 내 일본 전문가다.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은 이 의원은 일본 자민당 중진인 고노 다로 중의원실에서 한때 비서관으로 일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이후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 의원은 코트라(KOTRA) 상임감사를 거쳐 일본 고베 총영사로 3년 간 일본에서 활동하면서 일본 내 정관계 인맥을 확장했다.
당시 그의 교류 리스트에 이시바 총리도 있다. 이시바 총리는 고베 총영사관의 관할인 돗토리현에서 오랫동안 의원 생활을 했고, 이 의원은 총영사 시절 이시바 의원을 공사석에서 몇 차례 만났다고 한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이 과거사를 직시해야 한다고 말해 온 자민당 내 대표적 소신파다.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대해서 부정적이며, 과거사에 대해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윤석열 정부 들어 전임 기시다 총리와 이어 온 한일 관계 발전 기조를 더 강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의원과 이시바 총리의 독특한 개인적인 인연도 화제다. 이시바 총리는 자녀가 딸 둘인데, 1987년생인 장녀는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를 졸업 후 도쿄전력에서 근무 중이며, 1990년생인 차녀는 도쿄이과대를 졸업한 후 한 제약회사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의원의 장남도 와세다대를 나와 현재 직장 생활을 하고 있고, 차녀는 도쿄이과대 약학과를 다니는 중이다. 이시바 총리와 이 의원 자녀 두 명이 모두 같은 대학 출신인 흔치 않은 인연을 갖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회 한일의원연맹 소속인 이 의원은 이달 말 연맹 소속 의원들과 함께 방일해 이시바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이 의원은 “이시바 총리가 나를 잘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자녀들의 특별한 인연 얘기를 하면 반가워하지 않을까 싶다”며 “지한파인 이시바 총리가 한일 관계 개선에 적극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나 역시 미력이나마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22대 국회에서 국가균형발전 화두에 집중하고 있는 이 의원은 일본의 기업들이 소멸 위기 지방에 투자해 활력을 불어넣는 사례를 연구 중인데, 내년쯤 그 결과물을 엮어 책으로 펴낼 계획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