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또 25억 금융사고…부당대출 檢수사는 경영진 정조준(종합)
올해 벌써 네 번째 사고
‘부당대출’ 우리금융 첫 압수수색
검찰, 조병규 은행장 보고 지연 주목
서울 중구에 위치한 우리금융·은행 본점.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에서 올해 들어 네 번째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또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부당대출 의혹에 따른 검찰 수사는 임종룡 회장·조병규 우리은행장 등 현 경영진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외부인의 허위 서류 제출에 따른 25억 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부동산 매도인과 매수인이 이면 계약을 체결하고 은행에 고지하지 않아 대출 금액이 실제 분양 가격보다 더 많이 나간 것이다. 우리은행은 자체 조사를 통해 사고를 확인하고 형사 고발을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에서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은 올해 들어 벌써 네 번째다. 지난 6월 경남 김해 영업점에서 100억 원대 횡령 사고가 발생해 준법감시인을 교체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어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 대출 사고를 금융당국에 알리지 않고 있다가 지난 8월 165억 원 규모의 금융사고로 뒤늦게 공시했다. 지난 9월에도 허위 서류 제출로 인해 55억 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금융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검찰은 손 전 회장과 관련된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현 경영진을 정조준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 있는 우리금융지주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우리은행장 사무실 등 관련 부서가 주된 압수수색 대상이다. 검찰은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내부 문서와 결재 기록, 전산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조 행장이 취임 전 부당대출이 이뤄진 과정을 취임 후에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즉시 보고하지 않은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 부당대출 의혹이 있는 손태승 전 회장 등 당시 경영진을 넘어 조 행장 등 현 경영진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한 것이다.
검찰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통보받은 내용 외에 거액의 추가 불법 대출 혐의도 새롭게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부당대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우리금융지주를 압수수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일단락되는 대로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본격적인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금감원은 이날 기자단에 배포한 공지를 통해 “우리금융 부당대출과 관련해 그간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검찰에 신속 제공하는 등 긴밀한 협의를 해왔다”며 “앞으로도 검찰 수사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