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마라톤 선수 등 6명 검찰 송치
다수 체육회 인장 임의 제작해 사용

국내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며 동아프리카 케냐의 육상선수들을 입국시켜 불법 취업을 알선한 브로커 일당이 해경에 붙잡혔다. 케냐 선수들이 경남 일대 양식장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 창원해경 제공

국내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며 동아프리카 케냐의 육상선수들을 입국시켜 불법 취업을 알선한 브로커 일당이 해경에 붙잡혔다. 특히 국내 현직 마라톤 선수가 범행을 총괄하면서 범죄 수익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해경은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총책 A(29) 씨를 구속, 공범 5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A 씨는 경남이 아닌 다른 지역의 체육회 소속 현직 마라톤 선수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케냐 체육회 소속 마라톤 선수 7명을 국내에 입국시켜 불법 취업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주로 SNS를 통해 한국 양식장의 일이 편하고 임금이 많다고 홍보하면서 취업을 원하는 케냐 운동선수들을 모집했다. 케냐 선수들의 국내 입국을 위해 전직 체육회 소속 선수 이름을 도용하거나 전국 지자체 4곳의 체육회 인장을 임의로 제작해 허위로 마라톤대회 초청장도 만들었다.

국내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며 동아프리카 케냐의 육상선수들을 입국시켜 불법 취업을 알선한 브로커 일당이 해경에 붙잡혔다. 케냐 선수들이 경남 일대 양식장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 창원해경 제공

이 초청장을 악용해 주케냐대한민국대사관에 총 26명에 대한 운동경기 참가비자(C-4-5)를 요청하고, 실제 7명이 국내로 입국해 경남 일대 양식장 등에서 일을 했다. 일당 10만~15만 원은 브로커 일당이 관리하면서 수수료를 떼고 지급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A 씨 등이 챙긴 돈은 총 3400만 원이다.

창원해경 관계자는 “나라 간 환율 차이가 워낙 커서 원래 임금보다 적게 받아도 큰 돈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창원해경은 도내 양식장 외국인노동자들이 통상 동남아 국적인데, 흑인 노동자들이 일하는 것을 수상히 여겨 내사·수사에 착수해 이들을 차례로 검거했으며, 현재 케냐로 출국한 6명 외 나머지 1명에 대한 현재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추적 중이다.

김영철 창원해경서장은 “초기 사건 인지와 주케냐대한민국대사관과의 긴밀한 협조 덕분에 허위 초청 알선 조직을 신속히 검거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외국인 선수 국내 초청과 관련한 체육단체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