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영끌’…3분기 가계빚 1914조 ‘역대 최대’
수도권 중심으로 18조 원 늘어
두 분기 연속 증가·3년 만에 최대폭
“대출 규제에 9월부터는 증가세 둔화 전망”
올해 3분기(7∼9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 열풍이 이어지며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전체 가계 빚이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 아파트. 강선배 기자 ksun@ 2023.08.06 부산일보DB
올해 3분기(7∼9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 열풍이 이어지며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전체 가계 빚이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의 효과는 4분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13조 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말(1895조 8000억 원)보다 18조 원 많을 뿐 아니라,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부채’를 말한다.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통화 긴축 속에서도 지난해 2분기(+8조 2000억 원)·3분기(+17조 1000억 원)·4분기(+7조 원) 계속 늘다가 올해 1분기 들어서야 3조 1000억 원 줄었지만, 곧 반등해 두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가 폭도 2분기(+13조 4000억 원)보다 3분기(+18조 원)에 더 커졌다. 2021년 3분기(+35조 원) 이후 3년 만에 최대 폭이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3분기 말 잔액이 1795조 8000억 원으로 전 분기 말(1779조 8000억 원)보다 16조 원 불었다. 역시 2021년 3분기(+34조 8000억 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112조 1000억 원)이 19조 4000억 원 급증했다. 반대로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잔액 683조 7000억 원)의 경우 3조 4000억 원 줄어 열두개 분기 연속 뒷걸음쳤다.
대출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잔액 959조 2000억 원)이 석 달 사이 22조 7000억 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22조 2000억 원 불었고, 기타 대출까지 5000억 원 증가했다. 하지만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잔액 304조 3000억 원)은 1조 7000억 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은 9000억 원 늘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2조 6000억 원 축소됐다.
한은 김민수 금융통계팀장은 가계신용 증가 배경에 대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도권 주택 매매거래량은 작년 4분기 5만 3000호에서 올해 1분기 5만 9000호로 늘었고, 2분기와 3분기 각 8만 3000호, 9만 6000호로 뛰었다.
향후 추세와 관련해서는 “당국의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거시 건전성 정책과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등으로 9월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3분기 가계신용 가운데 판매신용 잔액(118조 원)은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 위주로 2조 원 증가했다. 이는 추석 연휴 등을 맞아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