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당원 게시판’ 논란 집중포화…계파 갈등 재부상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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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무감사로 사실관계 밝혀야"
친윤, 당원게시판 논란 연일 조명
친한계 반박에 계파 갈등 수면 위로
"골든타임 내다버리는 꼴" 비판도

국민의 힘 한동훈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계역사주도 초일류국가 어떻게 만들 것인가?' 특별 강연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 힘 한동훈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계역사주도 초일류국가 어떻게 만들 것인가?' 특별 강연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이 이른바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한 진상규명을 연일 촉구하며 계파 갈등이 재부상하고 있다. 친윤계의 당 차원 진상규명 요청에 친한(친한동훈)계가 경찰이 수사 중인 사안임을 강조하며 당 내홍으로 확전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논란은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 가족의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 글이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경찰은 관련 고발장을 접수받고 논란의 글이 작성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1호 청년 참모인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지난 18일 밤 MBC 라디오에서 “(당원게시판 논란의) 몸통이 진은정 변호사(한 대표 부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한 대표가 가족들 명의를 외부에 맡길 가능성은 낮다. 양가 어르신 인증을 받을 유일한 인물은 배우자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게 우연일 확률은 0%”라며 “결국 한 대표의 가족 중 1인이 다른 가족 명의로 여론을 조작하고 당정갈등을 일으킨 범인”이라고 주장했다.

친윤계 현역 의원들도 당무감사를 촉구하며 이에 가세했다. 권성동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당내 화합을 위해 하루빨리 당무감사로 밝혀야 한다”며 “한 대표 가족 명의가 도용된 것인지, (게시글 작성이) 사실인지 한 대표가 진실을 말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한 대표 가족이 쓴 글인지 아닌지를 밝히기만 하면 되는 일”이라고 적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정치는 당당하게 해야 한다”며 “뒷담화나 하고 가족이나 측근들이 당원을 빙자해서 당원게시판에 비방글이나 쓰는 비열한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친한계는 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임을 거듭 강조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KBS 라디오에서 “당원 익명성을 보장해야 하는데, (작성자를)확인하게 되면 여러 가지를 다 확인해야 한다”면서 “진짜 본인들이 썼는지는 수사 결과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훈 의원은 “지난 주말 논란이 다 정리되고 더 이상 나오질 않는 등 이슈가 다 꺼졌다”며 “빨리 수사하라, 조사하라는 건 (이슈가)꺼질까 봐 지금 계속 연료를 때고 있는 것”이라고 친윤계 측 입장을 받아쳤다.

당원게시판 논란을 두고 내홍이 빚어지면서 소모적인 감정싸움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특정 계파로 분류되지 않는 한 의원은 “국민은 쇄신을 바라고 있고 국민의힘에겐 지금이 절호의 기회인데, 이런 걸로 시간을 소모하는 건 골든타임을 버리는 꼴이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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