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610억 투입… 글로벌 허브도시 걸맞은 디자인 입힌다
‘빅 디자인 프로젝트’ 본격 추진
본보 기획보도 내용 대거 반영
도시 비우기 시범 사업 본격화
창의적 공공시설물 거리 설치
사회 문제 해결 디자인도 접목
부산시는 버스 정류장과 벤치 등 예술성과 기능성을 겸비한 공공시설물을 도심에 설치한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는 버스 정류장과 벤치 등 예술성과 기능성을 겸비한 공공시설물을 도심에 설치한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는 버스 정류장과 벤치 등 예술성과 기능성을 겸비한 공공시설물을 도심에 설치한다. 부산시 제공
덴마크 코펜하겐시는 공공디자인을 접목한 ‘슈퍼킬른 프로젝트’를 통해 슬럼화로 몸살을 앓던 뇌레브로 지역을 세계적인 명소로 탈바꿈시켰다. 지역에 방치된 공공부지 3만㎡를 놀이터와 체육시설(붉은 광장), 도심 공원(녹색 공원), 도시형 거실장(검은 광장) 등 3색 테마를 갖춘 공공예술공원으로 재정비했다. 공원이 들어서자 60여 개국 이민자가 밀집해 범죄가 들끓던 지역의 주민 커뮤니티가 활성화했고, 낙후된 구시가지는 아름답게 변모했다.
일본 도쿄도는 2020도쿄올림픽을 전후해 유명 건축가가 참여해 공중화장실을 리모델링하는 ‘더 도쿄 토일렛’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칙칙하고 냄새나던 거리의 공중화장실은 쾌적한 도심 명소로 거듭났고, 이를 활용한 ‘화장실 관광투어’도 생겨났다.
부산시가 2026년까지 610억 원을 투입해 도시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앞의 도시 사례처럼 공공디자인 혁신을 통해 도시 품격을 갖추고 시민 삶의 질을 끌어 올린다는 목표다. 〈부산일보〉는 ‘부산을 바꾸는 디자인’ 시리즈(부산일보 9월 10일자 2면 등 보도)를 통해 부산이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하려면 공공디자인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부산 대표 명소들에 산재해 있는 디자인 요소의 문제점을 진단해왔다.
시는 19일 대회의실에서 제4차 시민행복부산회의를 열고 ‘부산을 바꾸는 빅 디자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우선 도심 내 불필요한 공공시설물을 없애는 ‘도시 비우기 사업’을 본격화한다. 시는 부산역 일대에서 진행하고 있는 도시 비우기 시범 사업의 효과를 분석한 뒤 2026년까지 90억 원을 들여 모두 6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는 도시 품격 저해 공공시설물 디자인 개선 사업도 추진한다. 15억 원을 투입해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공공시설물과 조형물 디자인을 정비한다.
시는 국제 공모에서 우수 디자인으로 선정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공공시설물을 관문 지역과 관광지 등에 설치하는 ‘품격 있는 거리 디자인 조성 사업’도 291억 원을 들여 추진한다. 가로등, 벤치 등 예술성과 기능성을 겸비한 공공시설물을 도심 곳곳에서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또 부산 야간 경관을 살리기 위해 ‘글로벌 야간 관광 명소화 사업’을 진행한다. 153억 원을 들여 화명과 삼락 등 낙동강 강변 경관지구와 송도와 부산항대교를 포함하는 해안·교량 경관지구 등을 국제적 야간 경관 명소로 만든다는 목표다. 지역별로 산재한 빛 축제를 미디어아트 공연 등과 접목해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성장시키는 방안도 포함됐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청소년 문제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공디자인 사업도 마련한다. 관문 지역과 다중집합시설에 사회적 약자가 배려 받는 유니버셜 디자인을 도입하고, 공공시설 접근 환경 및 진입로 개선, 안내판 정비 등을 추진한다. 공공의 품격을 높여주는 ‘뉴부산 화장실 디자인 플러스’ 사업을 통해 6곳의 화장실을 예술적으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시는 공공디자인에 시민 참여를 확대하도록 시민공감디자인단, 우리동네디자이너 등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업과 시민에게 디자인 서비스와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빅 디자인 허브센터'를 구축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공공디자인은 도시의 품격과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핵심 요인이자, 시민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향상하는 요소”라며 “빅 디자인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추진해 글로벌 허브도시로서의 면모를 완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