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주의 철학적 기반 위에 국가 정체성 확립해야”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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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

부일 해양CEO아카데미 특강
국민 해양 정책 인지율 39%
해양강국, 미국과 보완적 관계
디지털 전환 등으로 도약 가능
“부산항 발전이 우리나라 성장”

지난 20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열린 해양CEO아카데미 5강에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김종덕 원장이 강연하고 있다. . 한국해양산업협회 제공 지난 20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열린 해양CEO아카데미 5강에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김종덕 원장이 강연하고 있다. . 한국해양산업협회 제공

“우리나라는 러시아가 발표한 ‘세계 해양 잠재력 지수’에서 5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잠재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글로벌 해양 강국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미국과 협력하여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조선업과 해운 능력은 미국의 약점을 보완할 최고의 파트너입니다.”

지난 20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해양CEO아카데미’ 특강에서 김종덕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은 대한민국의 해양 가능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대한민국 경제와 바다가 맺은 관계를 분석하며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해양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미국과의 협력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해양 인식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KMI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 84%가 대한민국을 해양 국가로 인식했으나, ‘해양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정책을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39%에 불과했다.

“국민들이 국가 정책을 체감하지 못한다면 해양 강국으로 나아가는 비전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정책은 국민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하며, 해양 주의와 같은 철학적 기반 위에서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합니다. 국민의 관심과 공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김 원장은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치는 부산항의 역할도 강조했다. 전 세계 항만 물동량 처리 순위 4위를 기록한 부산항은 대한민국이 무역 대국으로 자리 잡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부산항은 전자상거래 화물의 39%를 처리하며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물류 허브로 기능하고 있다.

“부산항은 단순한 항만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입니다. 부산항을 중심으로 해양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여야 합니다. 부산항의 발전은 곧 국가 경제의 성장을 의미합니다.”

그는 또한 대한민국 해양산업의 도약을 위해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중심 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KMI가 카드 소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해양 관광 산업의 연간 시장 규모는 40조 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데이터는 미래 산업의 설계도를 그리는 핵심 자산입니다. 데이터의 정확한 분석과 활용은 정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산업 전반의 성장을 뒷받침합니다. 우리는 해양산업 전반에 데이터 기반 접근법을 적극 도입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산업 구조를 혁신하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김 원장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해양 에너지, 해양 관광, 해저 자원 개발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국제 협력의 중요성도 덧붙였다. 그는 해양 기반 친환경 에너지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양 관광 산업에 대해서는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동시에 해양의 아름다움을 보존하는 지속 가능한 관광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은 세계가 주목하는 해양 강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국민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글로벌 해양 강국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 산업계, 학계가 협력한다면 우리나라와 부산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합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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