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담대 문의, 벌써부터 ‘쇄도’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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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DSR 3단계 예고에 대비
가계부채 내년에도 더 늘어날 듯

부산 연제구 일대 아파트와 고층빌딩 모습. 연합뉴스 부산 연제구 일대 아파트와 고층빌딩 모습. 연합뉴스

주요 금융사에 내년도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려는 문의가 벌써부터 쇄도하고 있다. 연말을 맞아 주요 금융사가 가계대출 취급을 제한하거나 중단하고 나섰기 때문인데 역대 최대 규모를 매번 경신하는 가계부채가 내년에도 상당 부분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일부 은행과 보험사들에 내년 초에 실행할 예정인 주담대와 관련한 신청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통상 주담대 신청은 대출 실행일 기준 60일 전부터 가능한 구조다.

소비자들이 내년 매출을 벌써부터 상담받고 나선 것은 가계부채를 잡기 위한 정부의 대출 규제로 연내 대출 실행이 사실상 어려운 부분이 크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미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초과한 상태다. 신한·우리은행 등이 실제 주담대 관련 비대면 창구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인터넷전문은행 등에서는 매일 대출을 받기 위한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통상 연말에는 가계부채 한도 관리 차원에서 대출 취급을 줄인다”며 “특히 올해는 당국의 대출 조이기 방침까지 더해져 문턱이 더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년 하반기부터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가 예고돼 있다. 현재보다 더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만큼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는 내년 상반기부터 서둘러 대출을 실행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된 상태다. 예컨대 연소득 1억 원인 소비자가 30년 만기, 혼합형(5년) 조건으로 주담대를 받을 경우 현재 DSR 2단계에서는 6억 5800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내년 7월부터는 DSR 3단계가 적용돼 5억 9400만 원으로 한도가 줄어든다.

한편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구입)’ 열풍이 이어지며 주담대를 포함한 전체 가계빚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13조 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분기 말(1895조 8000억 원)보다 18조 원 많을 뿐 아니라,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 과열양상이 지속되는 한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리셋’되는 내년 초부터 가계부채가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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