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수문 통제 부실, 대저토마토 농가 피해 키웠다
부산 강서구 행정감사서 지적
수문 개폐 반복, 수위 조절 실패
박상준 의원 “시스템 부실, 인재”
부산 강서구 대저2동에서 한 농민이 지난 폭우에 침수된 비닐하우스에서 토마토 모종을 건져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 9월 20일과 21일 부산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릴 당시 지자체가 수문 운영을 제대로 하지 않아 주택과 토마토 농가 침수 피해(부산일보 9월 24일 자 1면 등 보도)를 키웠다는 지적이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됐다. 평강천과 서낙동강 유역 분리 구간에 설치된 순아수문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평강천이 범람했다는 것이다. 강서구청이 매뉴얼대로 관리했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24일 부산 강서구의회에 따르면 지난 21일과 22일 부산 강서구청 행정사무감사에서 박상준 의원(강서 가)은 평강천 일대 주택과 농가 침수 피해와 관련해 “이번 수해는 400mm가 넘는 비로 인한 자연 재해가 아니고, 인재인 재난 시스템 부실”이라고 비판했다.
통상 호우주의보가 발령되는 시점부터 순아수문을 폐문하고 펌프장을 가동해 물을 퍼내야 한다. 순아수문을 닫지 않으면 경남 김해·장유 방면 지천에서 빗물이 유입되고, 서낙동강 물이 평강천으로 역류해 범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청 측이 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호우주의보는 지난 9월 20일 오후 3시 30분에 발령됐지만, 강서구청은 지난 9월 21일 오후 1시가 돼서야 순아수문을 닫았다. 뒤이어 40여 분 후 순아수문을 다시 열었고, 2시간가량 지난 오후 3시 30분 다시 닫았다. 이날 수문 여닫기만 5번을 반복했다. 박 의원은 “수문 개폐를 반복하면서 하천 수위 조절에 실패했고, 침수 피해가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하천 수위 변동 측정에 대한 관리 부실 의혹도 제기됐다. 강서구청이 박 의원에게 제출한 순아수문 수위 자료에는 지난 9월 21일 오전 10시부터 지난 9월 22일 오후 6시까지 순아수문 인근 서낙동강 측 수위와 평강천 측 수위가 0.3m로 일정하다. 비가 내리는 당시 순아수문 개폐를 반복했다면 하천 수위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구청이 제출한 자료에는 수위 변동이 전혀 없다.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 “순아수문 개폐를 왜 반복했는지, 당시 펌프장은 제대로 가동된 것이 맞는지, 구청이 제출한 하천 수위 기록 자료는 왜 변화가 없고 일정한지 등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서구청 안전관리과 관계자는 “수위를 계속 비교하면서 수문 개폐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당시 하천 수위를 비교하며 수문을 열고 닫기를 반복한 것이다”며 “펌프장도 최선으로 운영하고 하천 수위 등도 관리했지만 기록적인 폭우라서 피해가 커진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