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로 돌아온 송승헌 “욕망 큰 캐릭터로 연기 변신”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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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개봉 영화 ‘히든페이스’
의뭉스럽고 비뚤어진 캐릭터
‘인간중독’ 김대우 감독과 재회
“지휘, 생각보다 너무 어려워”

배우 송승헌이 영화 ‘히든페이스’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스튜디오앤뉴 제공 배우 송승헌이 영화 ‘히든페이스’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스튜디오앤뉴 제공

“현실적이고 욕망이 큰 캐릭터를 연기했어요.”

배우 송승헌은 영화 ‘히든페이스’를 이렇게 소개했다. 20일 개봉한 이 영화는 그가 6년 만에 선택한 스크린 복귀작. 그간 주로 보여준 반듯하고 정의로운 모습 대신 의뭉스럽고 비뚤어진 면모를 보여준다. 송승헌은 “이런 인물을 연기한 건 처음”이라며 “기존의 이미지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관객 반응을 기대하는 점이 재미있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2011년 나온 동명 콜롬비아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실종된 약혼녀의 행방을 쫓던 남자 성진에게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요 내용이다. 송승헌은 여러 욕망을 가진 오케스트라 지휘자 성진을 맡아 작품을 이끈다. 그는 “욕망을 꼭꼭 감추고 있는 사람이라 적당히 미묘하게 그 마음을 드러내야 했다”면서 “기존의 캐릭터보다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솔직한 인간의 내면이 담겨서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보다 어릴 때 출연 제안을 받았다면 (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확실히 ‘인간중독’을 한 이후에 더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게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송승헌은 김대우 감독에 대한 신뢰 덕분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송승헌이 김 감독과 ‘인간중독’ 이후 재회해 제작 단계부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송승헌은 “‘인간중독’은 내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준 작품”이라며 “그런 기회를 준 감독님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워낙 감독님 영화를 좋아했다. ‘음란서생’ ‘방자전’ 등 연출한 작품을 다 좋아했고, 각본을 쓴 영화 역시 좋아한다”고 말했다. ‘인간중독’ 이후 재회한 조여정에 대한 신뢰도 덧붙였다. “(조여정 씨는) 워낙 베테랑이라 현장에서 든든했어요.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도 다녀왔잖아요. 농담으로 ‘이번엔 묻어가야겠다’고 말하기도 했죠.”

영화 ‘히든페이스’ 스틸컷. NEW 제공 영화 ‘히든페이스’ 스틸컷. NEW 제공

송승헌은 작품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송승헌은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해 몸에서 지방을 줄이고자 노력했다”며 “지휘 연습 역시 중요해 1대1 레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소에는 다이어트를 특별히 하는 편이 아닌데 이번엔 일정 기간 견과류만 3주간 먹기도 했다”며 “다이어트를 하니 너무 예민해지더라”고 회상했다. 오케스트라 지휘 연습도 쉽지 않았단다. “처음엔 쉽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제가 지휘하는 장면에서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실시간으로 연주를 했어요. 제 지휘에 맞춰 연주를 한 거죠. 제가 실수를 하면 음악이 이상해지더라고요. 준비를 철저히 해야 했어요.”

1996년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을 통해 배우로 데뷔한 송승헌은 ‘가을동화’로 해외에서 인기를 누린 ‘원조 한류스타’다. 그는 “요즘은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시대”라며 “이런 때일수록 부담을 느끼고 책임감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최근 TV·유튜브 콘텐츠에 나와 대중을 만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란다. 송승헌은 “내가 가진 힘은 작지만, 책임감을 갖고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나이를 먹은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예전보다 더 둥글게 둥글게 살게 된 것 같거든요. 앞으로 더 센 모습의 악당이나 코미디 장르를 해보고 싶습니다.(웃음)”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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