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 “내년 성장률 2.1%로 소폭 둔화…수출 첫 7000억 달러 돌파 전망”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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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보편관세때 대미수출 최대 14%↓”
내년 민간소비, 1.9%로 완만한 회복세
설비투자 2.9%로 증가세 확대 전망
건설투자는 -0.9%로 내년에도 부진
유가 배럴당 74달러·환율 1345원 내외

컨테이너 화물로 가득 찬 부산항 신항 전경. 부산일보DB 컨테이너 화물로 가득 찬 부산항 신항 전경. 부산일보DB
출처: 산업연구원, ‘2025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2024.11.25) 출처: 산업연구원, ‘2025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2024.11.25)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한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을 올해 전망치(2.2%)보다 소폭 둔화한 2.1%로 전망했다. 건설 투자 부진이 지속되겠지만,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고 소비와 설비 투자가 완만히 회복되면서 내년 한국 경제는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국의 경제정책 변화, 지역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정보기술(IT) 경기 회복 속도 등은 경제 성장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연구원은 25일 발간한 '2025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올해보다 2.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 8월 내놓은 전망치(2.1%)와 같은 수준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하향 조정한 전망치(2.0%)보다는 다소 높은 수치다.

내년 반기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상반기 1.9%, 하반기 2.2%로, '상저하고' 형태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내년 경제 성장률(2.1%)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2.2%)보다 소폭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며 올해보다 2.2% 증가한 7002억 달러로 사상 처음 7000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수출은 6855 억달러, 수출 증가율은 8.4%로 전망됐다.

13대 주력 산업별로 보면 최고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소비심리 개선에 따른 IT(정보통신) 기기 수요 증가와 인공지능(AI) 산업 발전 등에 힘입어 8.5%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또 정보통신기기(8.4%), 철강(5.0%), 바이오헬스(4.9%), 조선(4.1%), 디스플레이(2.5%) 등의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정유(-7.5%), 이차전지(-6.7%), 자동차(-2.7%), 섬유(-1.9%) 등 수출은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봤다.


출처: 산업연구원, ‘2025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2024.11.25) 출처: 산업연구원, ‘2025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2024.11.25)

특히, 연구원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보편적 관세(10∼20%)가 실제로 부과되는 경우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이 8.4∼14.0%(약 55억∼93억 달러) 감소하고, 한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도 약 0.1∼0.2%포인트(P)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국내 민간소비는 금리 인하, 물가 안정 등 소비 여건 개선으로 올해(1.3%)보다 높은 1.9% 증가를 기록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설비 투자도 글로벌 IT 경기 호조 등 영향으로 올해(1.2%)보다 증가세가 확대된 2.9%로 예상됐다. 다만, 건설 투자는 금리 하락 등 긍정적 요인에도 건설 경기 선행지표 부진 누적 등의 영향으로 올해(-1.6%)에 이어 내년도 -0.9%로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국제유가는 올해 전망치(두바이유 기준 연간 배럴당 80.3달러) 보다 낮은 연간 74.8달러로 전망됐다. 내년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 1363.3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하반기에는 미국 금리 인하 등 달러 약세 요인과 무역수지 흑자 지속 등 원화 강세 요인이 작용하면서 1328.3원으로 완만하게 하락해 연간 1345.8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내년도 확실히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거시적으로 보면 코로나19 이후 부침이 많았던 경제가 안정을 찾아가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는 시기가 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 트럼프 행정부 2기 시작 등 다가오는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도 존재하지만, 우리 산업의 저력과 잠재력을 믿어야 하는 부분도 있다"며 "한국 경제가 든든한 산업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지나치게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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