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대곡농협 갈등 심화…내부 고발 잇따라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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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이용고 실적 갈등…감사 진행
직원 횡령·대출금 환수 등 추가 고발
로컬푸드 매장 위치 적절성도 거론

진주대곡농협 조합원과 대곡농민회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농협중앙회가 최상경 진주대곡농협 조합장을 퇴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우 기자 진주대곡농협 조합원과 대곡농민회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농협중앙회가 최상경 진주대곡농협 조합장을 퇴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우 기자

속보=경남 진주시 진주대곡농협이 조합장 이용고 실적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부산일보 10월 30일 자 11면 보도) 조합원과 지역 농민들의 내부 고발이 잇따르고 있다.

진주대곡농협 조합원과 대곡농민회는 25일 농협중앙회 진주시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협중앙회가 최상경 진주대곡농협 조합장을 퇴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주대곡농협은 지난해 9월 조합 특별감사 결과 앞선 1년 동안 최상경 조합장의 이용고 실적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됐다. 이용고 실적은 조합장 등 지역농협 임원이 농협에서 제공하는 각종 상품·서비스를 매년 최소한도 이상 이용함으로써 거두는 실적이다. 이용고 실적이 지역농협 정관에서 정하는 최소한도 수준에 못 미치면 임원 자격을 잃게 된다.

진주대곡농협 측은 최 조합장이 경작한 벼 10가마가 농협 서비스에 해당하는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에 출하돼 이용고 실적에 추가 반영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최 조합장의 경작 여부를 알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결국 이달 중순께 농협중앙회 차원의 감사가 이뤄졌으며, 현재 내부 검토가 진행 중이다.

농민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용고 실적뿐 아니라 진주대곡농협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앞서 대곡농협 직원이 수년에 걸쳐 횡령과 조합원 돈을 편취하는 일이 발생했고, 난방유 10억 원어치를 빼돌리는 사건도 있었다. 이로 인해 최 조합장과 직원 10명이 징계처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2022년에는 로컬푸드 매장을 짓기 위해 대곡이 아닌 인근 지역에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인접 농협과 사전 협의 없이 토지를 매입했다. 결국 로컬푸드 매장이 불허됐지만 전 토지주들과 소송이 불거져 토지 매매 대금은 아직 환수가 되질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주대곡농협 전경. 건물 오른쪽 편에 로컬푸드 직매장이 들어선다. 김현우 기자 진주대곡농협 전경. 건물 오른쪽 편에 로컬푸드 직매장이 들어선다. 김현우 기자

진주대곡농협 본점 옆에 짓고 있는 로컬푸드 직매장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남겼다.

이들은 “대곡면은 도심지가 아닌 인구 소멸 지역이며, 매장이 들어서는 곳은 중심 도로변도 아니다. 수익도 수익이지만, 주변 상권을 파괴하는 무책임한 계획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19억 원을 들여 로컬푸드 매장을 짓고 있는데 너무 낮은 가격에 낙찰한 탓에 부실시공 등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거제시 한 기업이 기숙사를 짓기 위해 빌린 16억 원을 회수하지 못한 점과 월아 공판장 운영 과정에서 중매인에 빌려준 돈을 일부 환수하지 못한 점, 지난해 대비 자산규모 71억 원 감소 등 방만 경영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최상경 조합장은 “이용고 실적 문제는 현재 농협중앙회 감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다. 앞서 몇 번 조사를 받았지만, 큰 문제가 없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봐야 한다. 또한 직원 횡령이나 난방유 문제 등은 이미 징계를 받은 사안으로 지금 문제 삼는 건 적절치 못하다. 대출금 등 환수 문제도 진행 중인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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