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골다 숨 멈추는 수면무호흡증, 급성심장정지 위험 급증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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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4세에서는 76%까지 증가
비만·흡연·고혈압 등이 위험요인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보통 코를 골다가 갑자기 숨을 멈춘 다음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한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보통 코를 골다가 갑자기 숨을 멈춘 다음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한다.

자다가 숨이 자꾸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급성심장정지 발생 위험이 54%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이와 같은 내용의 정책연구용역 ‘심장정지 발생 원인 및 위험 요인 규명 추적조사’ 결과를 카드 뉴스로 배포하고 수면무호흡증의 관리와 치료를 당부했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거나 불규칙해지는 상태로, 호흡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거나 매우 얕아져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가장 흔한 증상은 코골이다. 대개 심한 코골이와 거친 숨소리가 이어지다가 무호흡으로 조용해진 다음, 매우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한다. 이밖에 아침 두통, 주간 졸림증, 집중력 저하, 우울이나 불안 같은 기분 변화를 일으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수면무호흡증 발생 환자는 2018년 4만 567명에서 지난해 15만 3802명으로 5년간 약 3배 늘었다. 남성은 30~40대, 여성은 50~60대에서 발생률이 높았다. 성별로 보면 국내 전체 남성의 4%, 여성의 2%가 수면무호흡증에 해당한다.

연구용역 결과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에 비해 급성심장정지 발생 위험이 54% 높았다.

특히 수면무호흡증 인구의 급성심장정지 위험도는 심혈관질환이 없는 18~64세에서 76%, 심혈관질환이 없는 65세 이상에서 34%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젊은 층에서 더욱 위험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른 연구 결과에서도 급성심장정지의 위험 요인 가운데 수면무호흡증의 위험도(위험비 2.33)는 당뇨(4.10)나 고혈압(3.63)보다는 낮지만 흡연(2.19)이나 비만(1.02)보다는 높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급성심장정지 발생은 2022년 3만 5018명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고, 생존율은 7.8%,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뇌기능이 회복된 경우는 5.1%에 그친다.

이밖에도 수면무호흡증은 성격 변화나 기억력 장애 등 정신신경학적 합병증과 뇌혈관계 합병증을 유발한다. 고혈압과 동맥경화, 허혈성 심질환, 심부전 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수면무호흡증은 신체 구조의 특징으로 인두 기도(상기도)가 좁아지면서 기도가 확장되지 않는 경우 발생한다. 질병관리청은 남성, 흡연, 음주, 비만, 고혈압 등의 위험 요인이 있으면서 잠을 잘 못 자거나 코를 곤다면 수면무호흡증 진료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치료를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중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옆으로 누워서 머리를 높이고 자고 음주나 흡연은 자제한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수면 중에 양압기나 구강장치를 착용하는 기구요법을 병행한다. 비강이나 인두부를 넓히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질병관리청은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한 수면 문제를 넘어서 급성심장정지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서 “비만이나 흡연, 고혈압 등은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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