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플라스틱 협약’ 계기로 플라스틱 오염 적극 대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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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플라스틱 종식 회의, 벡스코서 개막
세계적 흐름, 정부도 정책 개발 서둘러야

2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 본회의장에서 유엔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회의(INC-5) 개회식이 진행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 본회의장에서 유엔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회의(INC-5) 개회식이 진행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해양환경을 포함한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 문서(플라스틱 협약)’를 위한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가 25일 일주일 일정으로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됐다. 이번 위원회는 전 세계의 골칫거리인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협약 체결의 마지막 과정으로, 지구촌 170개국 정부는 물론 산업계와 환경단체, 학계의 눈길이 온통 부산으로 쏠리고 있다. 2022년 유엔환경총회에서 올해 말까지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마련하기로 결의한 만큼 새로운 국제 규범 도출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의 전환점이 돼야 할 것이다. 아울러 민간 분야에서도 관련 논의와 실천이 확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

부산에서 개막된 제5차 협상위원회의 쟁점은 제4차 위원회까지 첨예하게 의견이 갈렸던 ‘플라스틱 생산’ 문제다. 플라스틱 감축의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세부적으로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견해와 재활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선다. 산유국 여부를 포함해 각국의 다양한 산업기반, 국민의 생활패턴과도 연결돼 있어 현재로선 원활한 협약 도출에 상당한 진통도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줄여야 한다는 시대적 흐름은 확고하다. 만에 하나 부산 위원회에서 국제협약 체결에 실패한다고 해도 플라스틱 사용 감축과 오염 종식을 위한 노력은 결코 중단될 수 없다.

플라스틱 생산·사용량에 관해선 우리나라도 세계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는다. 석유화학산업 생산 규모는 세계 4위이며,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은 2020년 기준 1인당 연간 208㎏으로, OECD 회원국 중 최고였다. 회원국 평균의 무려 4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한다. 국제협약 여부와 별개로 당장 대대적인 플라스틱 사용 자제 운동이라도 펼쳐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 다행히 최근 부산 지자체를 중심으로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몇몇 조처가 시행돼 고무적이다. 공공기관 회의나 행사 때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시 조례를 비롯해 테이크아웃 컵 수거, 텀블러 세척기 도입 등 생활 속의 작은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선 지자체 차원의 여러 움직임이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전 세계적인 차원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선 최종적으로 정부의 플라스틱 정책에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 산업계의 현실과 국민의 생활패턴 등을 고려한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수립해 일관된 정책을 펼쳐야 한다. 예전처럼 빨대 사용 규제 하나를 놓고도 오락가락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 부산에서 플라스틱 관련 국제 회의까지 열린 데다 국민의 친환경 공감대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여건이 무르익고 있는 만큼 부산 회의를 계기로 전 세계 플라스틱 정책의 선도국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 국민은 적극적인 동참으로 정부에 화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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