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표류 거제 장승포유원지, 부산 기업 700억 투자로 재시동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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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창, 실시계획 인가 신청 움직임
거제시, 조성계획 변경 결정 고시
이르면 2026년 이내 첫 삽 뜰 듯

경남 거제 장승포유원지 조성 사업이 마침내 시동을 건다. 민간 투자 유치 이후 사업자 재정난과 사업 계획 변경 등으로 하세월한 지 13년 만이다. 지역 최초 유원지로 침체 일로인 장승포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지 주목된다.

거제시는 최근 ‘장승포유원지 조성계획 변경 결정 및 지형도면’을 고시했다. 장승포유원지는 부산 중견기업인 성창기업지주(주)가 700억 원을 투자해 복합레저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2011년 11월 거제시와 성창기업지주가 투자 협약을 체결하면서 가시화했다. 2013년 실시 협약을 맺은 양측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사업 추진에 필요한 각종 행정 절차를 진행했다.

대상지는 능포동 산 61-1번지 일원 64만 4000㎡로 이 중 58.9%가 성창기업지주 소유다. 나머지는 대부분 시·국유지다. 하지만 일대가 ‘근린공원·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묶여 개발이 여의치 않았다. 이에 시는 민자 유치 활성화와 관광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도시기본계획과 도시관리계획을 변경, 개발 가능한 ‘유원지’로 바꿨다.

이런 거제시의 전폭적인 지원은 쇠락한 장승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마중물로 기대감을 키웠다. 1989년 1월 1일 거제군에서 독립해 시로 승격됐던 장승포는 1995년 시·군 통합 정책으로 거제군과 다시 합쳐졌지만 통합청사가 고현읍(현 고현동) 소재 거제군청(현 거제시청)에 들어서면서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설상가상 전통적 경제 기반이던 수산업 침체에다 거가대교 개통 이후 거제~부산 간 여객선 뱃길마저 끊기면서 인구 유출과 경기 침체가 심화됐다.

하지만 지역 사회 바람과 달리 사업 진척은 더디기만 했다. 사업자는 변화된 대외 여건에 맞춰 계획을 변경하려 했는데, 건설 경기 악화에 따른 재정난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자본금 감소, 관광 수요 부족 탓에 지지부진했다. 이 때문에 2018년과 2022년 두 차례 사업 기간을 연장했고, 최근에야 밑그림을 확정했다.

핵심은 29만 7140㎡ 부지에 조성하는 9홀 규모 친환경골프장과 3만㎡ 규모 포레스트 패밀리파크다. 애초 계획한 골프연습장과 미니어처 테마골프장, 거제식물원(정글돔)과 유사한 야생화식물원은 없애고 대신 글램핑장, 풀(Pool)빌라, 오션뷰펜션, 호텔&리조트, 전망대를 더했다. 개발 대상지와 전체 면적은 동일하다.

거제 장승포유원지 조성 계획 변경안(위)과 기존안. 거제시 제공 거제 장승포유원지 조성 계획 변경안(위)과 기존안. 거제시 제공

성창기업지주는 이를 토대로 환경‧재해‧교통영향평가를 거쳐 사업시행자 지정과 실시계획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르면 2026년 중 첫 삽을 뜰 수도 있다. 다만,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할 때 최종 투자 규모는 최소 1000억 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성창기업지주 관계자는 “최초 기획 이후 환경과 트랜드가 많이 바뀌었다. 그에 맞춰 중복되거나 선호도가 떨어지는 시설을 변경하고 전반적인 구성을 현실화하는데 집중했다”면서 “당장 시점을 가늠하긴 어렵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되도록 지금부터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성창기업지주는 목재와 정미소를 기반으로 1916년 창업해 2008년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한 거래소 상장 기업이다.

자회사로 합판과 원목을 취급하는 성창기업(주)과 파티클보드 제조사인 성창보드(주) 그리고 우드칩 제조사 지씨테크(주)와 부동산 개발, 건축자재 유통을 전문으로하는 지씨글로벌(주)을 두고 있다.

부산과 울산을 포함해 전국에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면적만 8000만㎡가 넘는다. 거제에도 장승포유원지 부지 외 동부면 구천리 등에 100만㎡가 넘는 땅을 보유하고 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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