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답이다 [현장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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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열 정관고 교사 부산교사노조 중등부위원장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책을 읽거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대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빠져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이제 흔한 광경이 되었다. 수학여행 후 만족도 설문 조사를 해보면, 학생들에게는 교사들이 열심히 준비한 여행 코스보다 숙소의 와이파이 상태가 훨씬 중요한 요소였음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영상 정보는 즉각적이고 감각적인 자극으로 다가와, 마치 정답을 얻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학생들은 공부하다 의문이 생기면 스스로 생각하거나 친구와 토론하는 시간을 가지지 않고 곧바로 유튜브나 챗GPT에 검색해 본 후 나오는 결과를 받아들이고 있다. 당장 정답을 알 수 없어도 요리조리 머리를 굴려보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탐구하는 모습을 찾기 어렵다.

많은 청소년이 SNS의 과장되고 거짓된 모습을 보며 자기 비하에 시달리고 우울증에 고통받는 현실은 독서 문화 약화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독서는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깊이 있는 사고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만들어 준다. 사회·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리더들의 취미가 독서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다만, 이미 디지털에 장기간 노출된 학생들에게 독서 습관을 다시 형성하는 것이 마냥 쉬운 작업은 아니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만의 독서 루틴을 만들어가고, 관심 분야와 저자를 찾아가며, 흥미가 느껴지는 책을 고를 수 있어야 한다.

당장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신문의 독서, 교육 섹션도 좋은 참고서가 된다. 책을 고르는 안목은 언론사의 품격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내부의 엄격한 검토를 거쳐 지면에 수록된 것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질적 수준을 담보할 수 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 수준이나 흥미에 맞지 않는 책을 골랐을 때의 기회비용을 아낄 수 있고, 대출 기한이 있어 집중해서 읽게 되며, 주변에 흩어져 있는 관련 분야의 책들을 접하며 독서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읽은 책의 모든 내용을 기억할 필요는 없다. 한 권의 책에서 얻은 것이 가벼운 상식이든, 삶의 태도 혹은 가치관이든 그 한 가지는 나라는 존재의 경험을 더해주고, 사고력과 문해력을 발전시킨다. 이 과정이 글쓰기로 이어지고, 내 생각을 정리하며 또 한 번 성장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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