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시간 이상 봉사… 조경남·김경남 씨 ‘적십자 봉사장 금장’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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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3813시간, 1만 468시간. ‘적십자 봉사장 금장’을 받은 조경남(75)·김경남(77) 봉사원의 누적 봉사 시간이다.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회장 서정의)는 지난 12일 창립 119주년 기념 부산지사 연차대회에서 두 사람에게 봉사장 금장을 수여했다. 봉사활동 기간 15년 이상이면서 누적 봉사시간이 1만 시간 이상인 봉사원 중에서 특별한 공적이나 지속적으로 봉사에 참여한 봉사원을 선정했다.

조경남 봉사원이 적십자와 인연을 맺은 건 27년 전이었다.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봉사 속에서 기쁨을 느끼며 점점 제 인생이 되었습니다.” 김경남 봉사원의 적십자 봉사는 다른 봉사 활동 중 행인이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써 달라며 내민 1000원 한 장을 받으면서 시작했다. “내 것을 다른 사람을 위해 쓸 때 느끼는 보람과 뿌듯함 때문에 시작했어요.”

조 봉사원은 “1999년 황령터널 산사태 때의 기억이 강렬하다”고 일화를 들려줬다. “새벽에 긴급히 현장으로 파견돼 구조대원과 공무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했어요. 동료들과 인근 봉사원의 집 거실에서 쪽잠을 자면서 교대로 활동을 이어 나갔습니다.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적십자 봉사원복을 입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현장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었던 자부심은 말로 다할 수 없었습니다.”

김 봉사원은 봉사활동 기금 마련을 위해 참깨를 들고 방앗간에 가 참기름을 짜서 판매한 기억을 떠올렸다. “그렇게 모은 100만 원으로 독거노인과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물건과 반찬거리를 마련했어요. 제 손으로 준비했다는 사실이 뿌듯하더라고요. 이후에도 앞치마, 돗자리 등을 직접 만들어 팔면서 봉사를 계속해 왔어요.”

김 봉사원은 “봉사는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다”고, 조 봉사원은 “봉사는 제 건강이고 인생의 꽃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묵묵히 응원해 주고 지지해 준 가족 덕분이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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