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자율주행 ‘레벨3’ 내년 벤츠에서 나온다
최고 시속 95km까지 주행
차량 속도 따라 조건부 가동
조건부 자율주행 시스템 레벨3를 장착한 메르세데스-벤츠 차량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시속 95km로 주행을 하면서 영상을 감상하고 있다 벤츠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가 이르면 내년 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조건부 자율주행 레벨3 기술을 장착한 차량을 선보인다. 해당 차량은 특정 조건에서 최대 시속 95km로 차량을 자율주행할 수 있게 된다.
26일 메르세데스-벤츠에 따르면 조건부 자율주행 레벨3를 장착한 차기 버전의 드라이브 파일럿(벤츠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독일 연방 자동차청의 재인증이 올 연말 완료되면 내년 초부터 이를 장착한 차량을 판매할 계획이다. 독일 내에서는 기존 자율주행 시속 60km로 승인을 받았고, 이번에 기술 업데이트로 최고시속을 95km까지 올려 재인증을 받게 된 것이다.
모델에 따라 일부 고객들은 기존 차량에서도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OTA) 또는 서비스센터 방문을 통해 최신 드라이브 파일럿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새 드라이브 파일럿은 양산 차량 중 세계에서 가장 빠른 조건부 자율주행 레벨3 시스템이 된다.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은 고속도로 등 특정한 장소나 낮 시간대, 차량 속도가 낮을 때 등 특정한 조건이 맞춰지면 운전자가 운행 중 도로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되는 기술이다. 업계에선 레벨3부터 자율주행이 본격화되는 시점으로 보고 있다. 사고시 레벨2에서는 운전자에 책임을 묻는 반면 레벨3에선 차량 제조업체와 자율주행 운영 업체가 책임을 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AG 마르쿠스 쉐퍼 이사회 멤버 겸 최고기술책임자는 “이번 업그레이드된 차세대 드라이브 파일럿으로 메르세데스-벤츠는 자율주행 분야에서 다시 한 번 선도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면서 “이를 통해 고객들은 더욱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벤츠 드라이브 파일럿은 고속도로의 우측 차선에서 전방 차량을 따라가며 특정 조건 하에 원활한 교통 상황에서 사용될 수 있다. 이전에는 교통이 혼잡하거나 정체된 도로에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이 제공됐는데, 이는 그대로 유지된다.
조건부 자율주행 시스템이 활성화되는 동안 운전을 시스템에 넘길 수 있어 운전자는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운전자는 업무, 웹서핑, TV 시청 또는 소니 픽쳐스의 라이드뷰 서비스를 통해 영화를 감상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드라이브 파일럿에 이중화된 시스템 아키텍처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조향(방향 조종)과 제동, 온보드 전기 시스템 등 주요 기능을 이중으로 보호한다. 만약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 차량은 안전하게 운전자에게 제어권을 넘겨줄 수 있다.
또한 카메라와 레이더, 초음파 센서, 라이다 등 최첨단 센서 시스템이 차량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차량의 위치와 상황을 끊임없이 분석한다. 여기에 3차원 고정밀 지도와 위성 정보까지 더해져 차량은 자신의 위치를 cm 단위로 정확하게 파악한다.
메르세데스-벤츠 측은 “현재 독일에서 조건부 자율주행에 허용되는 최고속도는 시속 130km인데, 벤츠는 단계적 접근 방식을 통해 늦어도 2030년 안에 이 이정표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