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노인에게 따뜻한 눈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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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오래 다녔던 직장에서 정년퇴직했다. 잠시 쉬다가 지루함을 느껴서 다시 취업해 일한다. 재취업한 곳은 부산의 한 노인주간보호센터이다. 그곳에서 어르신들을 승합차에 태워 오가는 ‘송영(送迎)’ 업무를 맡고 있다.

알다시피 어르신들은 고령이고 아픈 곳이 많아서 동작이 느리다. 그래서 걷거나 자동차에 오르고 내릴 때는 일반 사람들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어렵게 사는 노인들의 주거지는 대다수가 좁은 골목이거나 산복도로 주변이다. 그래서 좁은 길에 자동차를 정차하고 어르신들의 승하차를 돕는 경우가 잦다.

그런데 일부 운전자는 차량 소통에 지장을 주며 어르신들이 승하차한다고 경음기를 울리거나 화난 표정으로 쳐다 보는 경우가 있다.

어르신들은 승합차에 타고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요즘 젊은이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자리를 양보할 줄을 모른다고 아쉬워한다.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인 경로효친 사상이 사라졌다고 안타까워한다. 초고령사회를 맞아 노인은 점점 많아지고 젊은이는 적어서 세대 갈등마저 생기는 상황이다. 이런 풍토에서 노인들이 대접받기는커녕 되레 천덕꾸러기로 취급받는 세태가 돼 버렸다.

‘은교’란 영화에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이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라는 대사가 있다. 사람은 누구나 세월 따라 늙기 마련이다. 생로병사는 자연의 섭리이기에 사회 발전을 이끈 어르신들을 부모라고 생각하고 조금만 따뜻하게 바라봤으면 한다. 박정도·부산 사하구 다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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