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 성향 日 산케이 “야스쿠니 참배 당연”
한국 ‘사도광산 추도식’ 불참에
반일병 매도하며 적반하장 태도
25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조선인 기숙사 터에서 열린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추도식에서 한국측 유족과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우익 성향 매체인 산케이신문이 일본 측이 사도섬에서 개최한 ‘사도광산 추도식’에 한국 정부가 참여하지 않은 데 대해 ‘반일병’이라고 단정하면서 매도했다.
산케이는 26일 ‘한국의 반일병 어이없다’는 사설에서 한국 측 불참은 일본 정부 대표인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했었다는 보도로 자국 내 반발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한국의 반일병은 지긋지긋하다”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정치인이 전몰자를 모시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당연하고 외국으로부터 비판받을 까닭이 없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국회의원이 정부 요직에 취임하는 것은 예삿일로, 이를 이유로 동석조차 거부한다면 한국 정부는 일본과 제대로 사귈 의도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연내 방한 예정인 나카타니 겐 방위상도 2002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고 전했다.
한국 외교부는 추도식 하루 전인 지난 23일 불참을 전격 결정하면서 “우리 정부는 추도식 관련 제반 사정을 고려해 24일 예정된 사도광산 추도식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참 결정을 내린 배경으로 “추도식을 둘러싼 양국 외교 당국 간 이견 조정에 필요한 시간이 충분치 않아 추도식 이전에 양국이 수용 가능한 합의에 이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이쿠이나 정무관의 2022년 8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보도한 교도통신이 전날 오보였다고 ‘정정 기사’를 낸 뒤에도 “불참 결정은 제반 사정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쿠이나 정무관의 과거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여부를 떠나 추도사 등 전반적 협의 과정에서 일본이 진정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라는 취지다.
한편, 일본 정부는 26일 사도광산 추도식을 둘러싼 한국 정부와의 갈등에도 "계속 긴밀히 의사소통해나갈 생각"이라며 양국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제반 사정을 고려했다"는 한국 정부의 추도식 불참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 측 설명에 코멘트할 입장에 있지 않다"면서 이런 의견을 밝혔다.
그는 "현재의 전략 환경하에서 한일이 긴밀히 협력해 가는 것은 쌍방의 이익에 있어 중요하다"며 "한일 간에는 어려운 문제도 있지만 계속 긴밀하게 의사소통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