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지수도, 향후경기전망도 ‘뚝’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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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승리 후 불확실성 증가 탓
생활형편·가계수입 등 하락 예상
앞으로 좋아질 기대는 더 줄어

부산항 북항 신선대·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인 모습. 연합뉴스 부산항 북항 신선대·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인 모습. 연합뉴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자 수출 둔화·경기 부진 우려가 부각되며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했다. 특히 지수를 구성하는 항목 중 ‘향후경기전망’이 2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월 100.7로, 10월보다 1.0포인트(P) 낮아졌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 수출 증가세 둔화 영향으로 인해 하락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낙관적이라는 뜻이고,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10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향후경기전망(74·-7P)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1월(72)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하락 폭은 2022년 7월(-19P) 이후 가장 컸다. 현재경기판단(70·-3P)과 생활형편전망(94·-2P)도 전월보다 내렸다. 반면 현재생활형편(91·+1P)과 가계수입전망(100·+1P)은 상승했고, 소비지출전망(109)은 전월과 같았다.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조사 기간 미 대선 결과가 나오면서,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될 경우 우리 수출이 둔화하고 경기가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9로, 10월(116)보다 7P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 9월 119로 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오른 뒤 두 달 연속 내렸다. 이달 지수 수준은 지난 6월(108) 이후 다섯달 만에 가장 낮았으며, 하락폭은 지난 2023년 12월(-9P)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 강화, 아파트 매매 감소, 매매가격 상승세 둔화 등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금리수준전망지수는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10월 88에서 11월 93으로 5P 상승했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내릴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상승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밑돈다.

향후 1년간의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8%로 전월과 같았다.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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