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45만 명 탑승 ‘기장군버스’ 내달 확대 개편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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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부 농촌형 교통모델 사업
대중교통 취약지에 15인승 운행
지난해 이용객 12만 명 넘어
군, 정류소 늘리고 노선도 연장

부산 기장군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기장군청 전경. 부산일보DB

“백미러로 할머니들 달려오는 거 보면 30초 기다렸다가 갑니다. 모두 얼굴이 익어 이제 거의 가족이죠.”

2019년 도입된 농촌형 교통 모델 ‘기장군버스’의 57번 버스 이원배(73) 기사가 말했다. 57번 버스는 동해선 좌천역~기장군 월평·병산 마을 노선을 하루 6~7회 돈다. 승객은 대부분 고령이다. 매일 점심 때면 정관복지관에 점심을 먹으러 가는 주민들이 이 버스를 탄다. 마을버스를 타려면 정류소에 한참 걸어가야 하는 이 오지마을에서 57번 버스는 주민들 발로 자리매김했다.

마을버스 없는 기장군 오지마을의 유일한 교통수단 기장군버스가 운행 5년 만에 누적 이용객 약 45만 명 달성을 눈앞에 뒀다. 호응에 힘입어 다음 달부터 기장군은 버스 정류소 증설 등 운행 개편을 단행하기로 했다.

27일 기장군청에 따르면 기장군버스 이용객이 2019년 도입 이후 현재까지 약 45만 명에 달한다. 도입 첫해 1만 5000여 명에 불과했던 이용객은 운행 3년 만인 2022년에 6만 3000여 명이 됐다. 지난해에는 12만 4691명까지 늘며 전년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기장군버스는 농림축산식품부 농촌형 교통모델 사업이다. 대중교통 취약 지역 주민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맞춤형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됐다. 부산 대표 교통 취약지인 기장군 철마면 미동마을, 마지마을 등에서는 기장읍으로 연결되는 대중교통 수단이 없어 마을 주민들이 택시를 타거나 정류장까지 먼 거리를 걸어갈 수밖에 없었는데, 기장군버스 도입 이후 이동 편의가 향상됐다는 평이 나온다.

현재 기장군 1번(교리~석산·중리행), 10번(기장중~신명행), 57번(동해선 좌천역~월평·병산행) 3개 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버스 4대로 시작한 기장군버스는 승객이 늘면서 지난해 1대가 증차됐다. 현재 예비버스까지 총 6대로, 각각 1번은 하루 6회, 57번은 6.5회, 10번은 10회 돈다.

일반 버스보다 작은 15인승 카운티 단축형으로 작은 버스에서 매일 얼굴을 마주치다 보니 버스 기사들은 마을에서 기사 이상의 역할을 한다. 5년째 기장군버스 위탁 운영을 맡고 있는 버스업체 ‘기장교통’의 이상봉 대표는 “기장군 오지마을에는 20~40가구만 사는 자연부락도 많고 차가 다니기 어려운 골목이 많아 주민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이자 방문객이 버스가 된다”며 “거동이 어려운 분은 부축해 주고, 짐 많은 승객은 짐도 들어주고, 정류소보다 조금 더 이동해 자택과 가까운 곳에서 내려주는 등 버스 기사들과 승객들이 거의 가족같이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기장군 신명마을의 한 88세 주민 자녀는 “기장군버스 덕에 부모님께서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며 감사의 뜻을 담은 편지를 군청에 전달하기도 했다.

주민들의 호응에 힘입어 기장군은 다음 달부터 기장군버스 운행 개편도 단행한다. 다음 달 1일부터 기장군 1번, 10번, 57번 노선 정류소가 5곳 신설되고 10곳이 새로 추가된다. 57번 노선은 운행 횟수도 1회 늘려 월평행 막차 시간은 오후 8시로 연장된다. 철마면 중리까지 가던 1번 노선은 철마면 이곡까지 6.3km 연장 운행하기로 했다.

기장군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기장군 교통 소외지 일부 지역은 이 버스가 없으면 주민들이 아예 밖으로 이동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길이 좁고 험해 일반 대중교통은 진입조차 어려웠다”며 “2019년 도입 후 점차 알려지면서 이용자 수가 급증했고, 군 차원에서도 교통 편의를 보장하려고 이번 개편을 단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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