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총리 만난 한일의원연맹 "일본, 사도광산 약속 이행해야"
일 제1야당 대표에도 ‘쓴소리’
김대식·이성권 부산 의원 참석
27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를 찾은 김대식 의원이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대식 의원실 제공
일본을 방문 중인 한일의원연맹 회장단이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리를 만나 사도광산 추도식과 관련한 한국의 비판 여론을 전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단은 27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총리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주호영 한일의원연맹회장은 지난달 1일 취임한 이시바 총리에게 축하의 뜻을 전하는 한편 양국 간의 민감한 현안으로 떠오른 사도광산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전달했다.
주 회장은 현지 교도통신에 “이시바 총리가 한일 관계에 대해 ‘생각과 배경의 차이로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는 있지만, 미래를 위해 발전해야만 한다’고 말했다”면서 “다만 상세하게 말씀드리는 것은 삼가고자 한다”며 말을 아꼈다.
주 회장은 전날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와 만남에서는 “한국이 유산 등재에 동의할 때 약속했던 강제성을 포함한 내용이 이행되지 않았다”라며 일본을 비판하기도 했다.
여당 의원 6명, 야당 의원 4명으로 구성된 한일의원연맹 10명은 지난 7월 주 회장,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민홍철 간사장 등 회장단 인선이 결정된 이후 일한의원연맹과 상견례를 겸해 일본을 찾았다.
의원들은 전날 주일 특파원 간담회에서 일본이 니가타현 사도광산에서 강제 노역한 조선인을 포함한 노동자를 애도하는 추도식을 개최하는 과정에서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당시 한국과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부산에서는 ‘일본통’ 김대식(부산 사상) 의원과 이성권(사하갑) 의원이 일본 방문에 자리를 함께 해 유감의 뜻을 전했다. 김 의원은 “최근 일본 정부의 사도광산 관련 태도는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과거 사도광산에서 희생된 조선인 노동자들의 역사를 존중하고 그들의 존엄을 지키는 일은 한일 간 신뢰를 회복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과거의 책임을 직시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약속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도 “사도광산 문제로 인해 한일 양국의 우호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한일 양국이 역사적 갈등을 해결하면서도 미래지향적 협력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하루 전날인 26일 일본 중의원들과의 만남을 가진 이 의원도 사도광산과 더불어 한일 간의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 동북아시아의 군사안보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한일수교 60주년을 맞아서 한일간 협력이 더욱 긴밀해야 져야 하는 만큼 양국 의회가 앞장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