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연기… ‘당원게시판 내홍’ 이탈표 이목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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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28일에서 내달 10일로 변경
민주, 이탈표 유도 위해 시간 늦춰
여 균열 거듭 강조해 분위기 자극
국힘, 갈등 수습해 단일대오 유지
한동훈 "야 전략에 흔들리지 않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당 격차해소특별위원회의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위).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국회 미래거버넌스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당 격차해소특별위원회의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위).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국회 미래거버넌스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다음 달 10일 진행되는 세 번째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당원게시판 논란’이 이탈표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남은 2주간의 기간 동안 민주당은 이탈표 유도를, 국민의힘은 갈등 수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민주당의 국민의힘 이탈표 유도 전략에 한동훈 대표는 “국민의힘이 (민주당 전략에)좌지우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은 내달 10일 본회의에서 이뤄진다. 당초 민주당은 이달 28일 재표결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여야 협의 끝에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재표결 시점 연기는 여야 뜻이 맞아떨어졌다. 민주당으로서는 국민의힘의 당게 내분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이탈표’를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시간을 늦추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반면, 국민의힘은 2주 정도면 갈등을 수습하고 이탈표를 단속할 수 있다는 셈법에서 이같은 일정에 합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특검법 부결’을 자신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재표결 시점 연기 배경에 국민의힘 이탈표를 노린 민주당의 전략이 깔려있다는 지적에 “민주당 사정 때문에 국민의힘의 정치가 좌지우지되거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전망에 대해 “최소한 (저와)대화를 나누는 의원들은 (특검법 반대)단일대오에 지금 전혀 흔들림이 없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로 국회로 돌아온 특검법이 재표결에서 가결(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3분의 2 이상 찬성)되려면 국민의힘에서 8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추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이탈표를 방지하기 위해 ‘집단 기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투표 방식과 관련해선 아무것도 정한 것이 없다”면서 “투표 방식과 관련해 의원들의 제안이 있으면 별도로 총의를 모아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탈표 발생에 대한 당내 우려는 여전하다. 당원게시판 논란이 연일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가족 명의의 비방글 작성 의혹의 사실관계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은 것과 관련해 “가래로 막을 것을 포크레인으로도 못 막는 참 불행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친윤(친윤석열)계는 비판 수위를 한층 높여가고 있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한동훈 대표는 일가족 여론조작이라는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추문에 휩싸인 여당 대표가 됐다”고 비판했다.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는 “의혹에 대한 한 대표의 침묵과 ‘대표를 끌어내리려 한다’ 등 발언으로 한 대표 본인이 일을 더욱 키워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여당 내 균열을 거듭 건드리면서 특검법 이탈표를 자극하고 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와 친한(친한동훈)계를 향해 “벌써 ‘김옥균 프로젝트’가 가동된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한 대표도 (자신과)윤석열 부부가 공존하는 길이 없다는 것은 잘 알 것”이라면서 “토사구팽이라고 했다. 토끼사냥을 끝낸 사냥개 신세가 돼 절멸할지, 민심에 따라 김건희 특검법에 찬성하고 차별화를 꾀하며 독자 생존할지 결단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민의힘 의원들이 재의결 표결 때 ‘집단 기권’을 논의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는 독재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사실상의 공개투표”라며 “의원들 ‘입틀막’을 하며 김건희 여사에게 충성 맹세를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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