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사천 광역 소각장 무산…사천시 ‘단독’ 추진
1년 가까이 광역 추진했지만 성과 없어
사천, 단독 건립 계획 세우고 절차 진행
시간 부족에 행정통합 등 갈등도 원인
진주시(좌)-사천시(우) 청사 모습. 1년 가까이 끌어왔던 진주-사천 광역 생활 쓰레기 소각장 설치 논의가 사실상 무산됐다. 김현우 기자
1년 가까이 끌어왔던 경남 진주-사천 광역 생활 쓰레기 소각장 설치 논의가 사실상 무산될 전망이다.
9일 사천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생활폐기물 90t과 하수슬러지 8t 등 하루 처리용량 98t 규모의 단독 소각장 건립 계획을 세우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시는 주민 의견을 듣기 위해 올해 상반기 중으로 3차 입지 공모에 나선다.
당초 사천시는 단독 소각장 건립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 1, 2차 공모에 나섰지만 적절한 입지를 찾지 못했다. 여기에 인근 진주시와 광역 생활 쓰레기 소각장 설치를 검토하면서 단독 소각장 설립 계획은 일단 철회되는 듯했다. 정부 정책에 부합하고 예산 절감 효과도 크다 보니 두 지역 모두 광역 소각장 설치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두 지역 간 논의는 지난 1년 동안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검토 단계에서 멈췄다. 첫 번째 걸림돌은 ‘행정통합’이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지난해 5월 두 지역 미래 발전을 위해 행정통합이 필요하다고 선언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사천시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어 7월에는 행정통합이 선행돼야 광역 소각장 설치를 논의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면서 지역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여기에 위치 논란도 이어졌다. 진주시는 사천시에, 사천시는 진주시에 광역 소각장이 들어서야 한다고 말하며 입장차를 보였다. 이후 진주시가 광역 소각장은 진주에, 축산분뇨처리장은 사천에 설치하는 조건으로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사천시는 이마저도 현실성이 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남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도 광역 소각장 무산의 이유가 됐다. 2030년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는 만큼, 사천시는 당장 5년 안에 단독이든 광역이든 소각장을 운영해야 한다. 국고보조금 신청·설계·공사 등 절차가 진행돼야 함을 감안하면 적어도 5~6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데 불확실한 광역 소각장만 믿고 가기엔 사천시의 부담이 너무 크다.
사천시 관계자는 “사천과 진주의 입장이 당장에 좁혀지지 않을 것 같다. 남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광역 소각장만 믿고 있을 수 없다. 단독 소각장 역시 당장 추진해도 1~2년 정도 늦을 수 있다. 사천으로선 더 이상 소각장 설치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단독 소각장 역시 설치까지 남은 과제가 많다. 소각장 입지 선정은 주민 동의를 전제로 한다. 신청 부지 경계 300m 이내 주민 과반수 동의와 토지 소유자 과반수의 매각 동의가 필요하다. 사천시는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 잠재적 갈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지만 반발이 심할 경우 입지 선정부터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막대한 사업비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사업비가 700억 원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비는 30%밖에 지원되지 않는다. 사천시는 일단 내년 초 국고보조금 신청을 시작으로 2028년에는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사천시 관계자는 “남은 시간이 얼마 없는 만큼 일단 단독 소각장을 추진한다. 다만 차후 진주시와 협의가 잘 이뤄져 이른 시일 내에 광역 소각장 설치가 가능해진다면 다시 협업이 이뤄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