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특검법 합의 진통...조기대선·부담 최소 수싸움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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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란특검법 재발의에
국민의힘 자체 특검법안 맞불
수사 범위 등 여전히 이견 속출
수정안 통한 막판 합의 가능성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찬대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찬대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법을 두고 여야가 치열한 수싸움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여당 반대 명분을 줄인 ‘내란 특검법’ 재발의로 압박 수위를 높이자 국민의힘은 자체적인 ‘계엄 특검법’ 구상으로 출구전략 마련에 나섰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 9일 민주당이 재발의한 특검법에 여전히 위헌 요소가 있다고 판단하고 자체적인 특검법 초안을 마련 중이다. 국민의힘 수정안은 이르면 이번 주 중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국민의힘 주진우 법률자문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카톡 검열해서 입틀막하려고 특검하나?’란 글을 올리고 민주당의 내란 특검법을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이 독단 추진 중인 내란특검법을 보면 민주당을 비판하는 국민을 수사하고 입을 틀어막겠다는 ‘검은 저의’가 뚜렷하다”며 “(특검법)제10호는 ‘내란과 관련된 고소·고발 사건’을 모두 포함하는데, 특검을 민주당의 하수인으로 본 격”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9일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은 특검 후보자 추천 권한을 대법원장에 넘기고 수사 인력을 205명에서 155명으로, 수사 기간을 최장 170일에서 150일로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야당이 후보자의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는 ‘비토권’도 담지 않았다. 이는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수사 기간과 인력을 줄이는 등 야당의 ‘양보’를 내세워 특검법 수용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민주당은 특검법에 외환죄를 추가하는 등 수사 범위를 넓혔다. 민주당은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이르면 14일, 늦어도 16일에는 본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소희 의원실 주최 직장 내 괴롭힘 제도개선 연속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소희 의원실 주최 직장 내 괴롭힘 제도개선 연속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 내에서는 민주당의 특검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번 주 의원총회에서 의견 수렴을 거쳐 자체 특검법의 내용과 시점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자체 특검법안엔 수사범위를 줄이고 특검 후보 추천권을 법원행정처, 한국헌법학회 등에 나눠 갖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자체적인 특검법을 만들어선 안 된다는 강경론도 적지 않다. 특검이 시작되는 순간 여론이 더욱 악화하고 특검이 여권 전반을 훑으며 불리한 국면이 조성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이 자체적인 특검법 마련에 나선 것은 ‘이탈표 리스크’를 줄이고 조기 대선까지 검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특검법 재표결 과정에서 국민의힘 내 이탈표는 증가세를 보여왔다. 여당이 ‘버티기’로 일관할 경우 향후 특검법이 통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경우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여권 전체는 불리한 지형에서 야당에 맞서야 한다는 점도 고려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민주당은 될 때까지 여권에 불리한 특검법안을 발의할 태세다. 이 경우 여론은 야당 편”이라며 “버티기보다는 자체 수정안을 들고 야당과 합의를 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자체 특검법안에 대해선 협상에 응할 수 있다면서도 “내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여야 간 막판 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14일 본회의 전 국민의힘이 독자적인 법안을 낼 경우, 여야 합의에 따라 수정안을 처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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