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두 달 만에 1조 원 증권사행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 몰려
로보어드바이저 등 서비스 주효
지난해 10월 말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 시행 이후 1조 원에 육박하는 적립금이 증권사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이 높은 수익률 등을 내세워 은행 등 다른 금융사 자금을 추가로 유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퇴직연금 부문의 상위 3개 증권사로 꼽히는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은 실물 이전 제도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말부터 이날까지 총 80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을 다른 회사에서 흡수했다. 특히 업계 1위인 미래에셋증권은 제도 시행 한 달 만에 3000개 계좌와 1000억 원의 자산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해 12월 12일 이미 2000억 원어치가 넘는 퇴직연금을 신규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 역시 개인형(IRP)과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시장에서 모두 선전하며 상당액을 유치했다. 시장에서는 증권사의 높은 수익률과 공격적으로 퇴직연금을 운영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이 이같은 증가의 원인으로 본다.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 상품의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증권사가 운용하는 퇴직연금 수익률은 7.11%(2023년 기준)로 4%대의 은행과 보험사를 압도하는 상황이다. 또한 증권사들이 로봇·AI를 활용한 상품 추천 시스템인 ‘로보어드바이저’ 등을 선보이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끄는 점도 증가세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해 10월 시행된 퇴직연금 실물 이전은 가입자가 해지 과정에서 손해를 보지 않도록 상품은 그대로 둔 채 운용 사업자만 바꿀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증권·은행·보험 등 42개사가 운용하는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400조 1000억 원, 이 가운데 증권사 14곳의 금액은 96조 5000억 원이다.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020년 255조 5000억 원이었으나 해마다 증가해 2021년 295조 6000억 원, 2022년 355조 9000억 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9월 기준 400조 1000억 원으로 3년 만에 100조 원 이상 급증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