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자란 노래로 노래집 묶었다
귀촌 10년 차 우창수·김은희
‘개똥이 어린이예술단’과 제작
USB 음원·가사·악보집 ‘세트’
가수이자 작곡가인 우창수(오른쪽)와 김은희 부부. 우창수 제공
가수이자 작곡가인 우창수와 김은희 부부가 부산에 살다 경남 창녕 우포늪가 마을로 귀촌한 지 10년 차. 우창수·김은희 부부와 ‘개똥이 어린이예술단’은 최근 새로운 노래집 <노래로 자라는 텃밭>을 냈다. 노래집은 음원을 담은 USB와 가사, 악보집이 한 세트이다.
“노래로 자라는 텃밭 아침이슬 봄바람 불어/노래로 자라는 텃밭 한낮의 고운 햇살 받으며//노래로 자라는 텃밭 농약 비닐 제초제 싫어/노래로 자라는 텃밭 땅이 살아야 생명이 살죠(이하 중략)”
표제곡 ‘노래로 자라는 텃밭’의 가사이다. 이번 노래집은 표제곡을 비롯해 ‘엄마의 된장찌개’ ‘그랬으면 좋겠네’ ‘새들과 꽃들이 알려줘요’ ‘딩동댕 비가 옵니다’ ‘어떡해야 하나’ ‘씨앗을 부탁해’ ‘봄비와 함께 걸어요’ ‘불을 끄고 별을 켜요’ 등 18곡을 담았다.
'노래로 자라는 텃밭' 표지. 우창수 제공
대부분의 노래는 우창수가 가사를 쓰고, 곡을 지었다. 아진·유빈·지원·소현·송재·영인·서린·윤슬·은서·혜인 등 ‘개똥이 어린이예술단’ 아이들이 직접 불렀다. 2009년 창단한 ‘개똥이 어린이예술단’은 아이들의 글과 입말이 살아 있는 글에 노래옷을 입혀주는 작업과 공연으로 주목된다.
예를 들어 ‘난 너무 심심해’의 경우는 11살 김덕렬 군이 쓴 글에 우창수가 곡을 붙였다. 노래는 은서가 불렀다. “나는 아영 외지마을에 살고 할머니는 상추 농사를 지셔/우리 할머니는 아침 점심 저녁 밥 먹을 때 빼곤 밭에 나가셔/새벽 다섯 시 네 시에도 나가셔 그래서 난 주말에도 혼자야/혼자서 외로운데/우리 집에 놀러 온 친구 있니 제발 좀 놀러 와줘 난 너무 심심해”
‘개똥이 어린이예술단’은 지난 한 해만 해도 7개 도시를 순회하며 미얀마 난민과 어린이를 위한 모금 공연을 진행했다. 이렇게 모은 5000만 원을 비상식량인 쿠키를 만들 수 있도록 태국 매솟 현지 쿠키 공장에 재료비로 보탰다.
우창수·김은희 부부는 그동안 독립 음반 ‘빵과 서커스’(2007), 아이들의 글에 붙인 창작 동요 음반 ‘우리 개똥이 하는 말’(2011), 무위당 장일순 선생 20주기 기념 음반 ‘나는 미처 몰랐네 그대가 나였음을’(2013), 시·노래 음반 ‘환하게’(2016), 아이들과 함께 우포에서 길어 올린 시·노래 음반 ‘우포늪엔 맨발로 오세요’(2016) 등을 냈다.
우창수는 지난해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에서 수여하는 제33회 민주시민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아내 김은희와 함께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라는 이름의 크고 작은 공연도 열고 있다. 노래집 가격은 2만 5000원(배송비 별도). 문의 010-8815-6208.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